
이날 박람회는 수원 등 경기남부에 속한 50여개 기업이 참여해 현장에 부스를 설치, 생산직·사무직·영업직·경비직 등 장애인 220여명(모집인원수 게재기업 한함)을 채용하는 자리였다.
장애인구직자들은 아침에 비가 온 후 기온이 떨어져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채용박람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체육관에 도착해 등록카드를 작성하고 기업지원안내서를 보는 등 구직에 대한 열성을 보였다.
실내체육관 입구 오른쪽에 위치한 채용게시판에는 장애인구직자와 구직자와 함께 온 학부모, 재활협회담당자들이 적합한 기업의 채용공고를 찾아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게시판에 붙은 채용공고를 보며 가져온 수첩에 메모하거나 같이 온 동료와 수화로 의논하는 구직자들의 모습에는 진지함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채용공고를 꼼꼼히 살핀 구직자들은 입구 양쪽에 마련된 이력서 작성대에서 자신에게 맞는 기업에 면접을 보기 위해 이력서와 복지카드를 준비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번 박람회는 특히 장애인 구직자들의 편의 도모를 위해 이·미용 지원실과 면접복장대여실, 사진촬영실 등의 취업지원관과 컨설팅관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행사장 안쪽에 장애인 보조공학기기를 전시해 장애인들의 고용안정과 복지 향상을 기하는 등 다채로운 부대시설이 많이 마련돼 있었다.
면접복장대여실 관계자는 “채용박람회를 급히 찾아오시거나 면접복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중증장애인 분들이 종종 있다”며 “실제로 50여명 정도가 준비해 둔 면접복장을 대여해 갔다”고 말했다.
1인당 4매를 무료로 제공해 주는 이력 사진촬영실은 채용박람회가 끝나는 시간까지 구직자들이 몰려 담당관계자들이 눈꼬틀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일반 채용면접과 확연히 다른 것은 청각장애인들의 수화를 통한 면접이었다.
면접관과의 의사소통이 힘든 청각장애인은 수화 통역사가 배치돼 이들의 구직 활동을 도왔다.
◇생산·제조직 많이 몰려 = 여러 기업들이 다양한 직종의 장애인 채용을 하기 위해 참여했지만 지원자들은 생산직과 제조직으로 몰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생산직과 제조직 중에도 삼성전기(주)와 비케이엘시디(주) 등 300인 이상 업체들의 인기가 높았다.
유니샘(주) 면접 담당자는 “솔직히 회사에서 영업이나 고객상담직의 경우 장애인을 채용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애인고용촉진법에 따른 부담금을 염두해 둬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고용기준을 전체 회사 근로자 수의 2%이상으로 하는 것보다 생산·조립직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훨씬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면접관 늦게 와 = 채용박람회 참여 기업 중 면접관이 늦게 오거나 참석을 하지 않아 장애구직자들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채용박람회가 열린지 1시간이 넘도록 면접관이 나타나지 않아 의자에 마냥 앉아 기다리고 있는 장애인구직자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면접관이 불참한 모 기업에 지원서를 접수한 노모(36)씨는 “채용박람회를 위해 멀리 지방에서 온 장애인들도 많이 있다”며 “아무리 고용주 입장이라고 하지만 이건 너무한 처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관계자는 “모든 참여기업에게 통보를 한 상태”라며 “회사 사정상 조금 늦게 오거나 이미 채용 마감된 회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수원시 관계자는 “통보도 하지 않고 불참한 회사가 있다면 문제가 있다”며 “차후 개선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대체로 만족스런 채용박람회 = ‘2007 수원 장애인채용박람회’는 다수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 50여개 업체와 1천200명의 장애인구직자들이 참여해 기업과 구직장애인 모두에게 뜻깊은 자리가 됐다.
창원에서 올라 온 전모(27)씨는 “기업수와 규모 면에서 무척 만족스런 박람회였다”며 “앞으로 장애인을 위한 채용박람회가 1일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행사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지 어르신 간호센터 면접 관계자는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얻고 구직자도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채용박람회의 장점이다”며 “좀 더 많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유니샘(주)면접 관계자도 “2명 모집에 16명이 지원하는 등 채용조건에 적합한 장애구직자들이 많이 왔다”고 전했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관계자는 “홍보에 중점을 두고 미리 업체를 선정, 수원시와 경기지사 홈페이지에 채용관련정보를 올린 것이 주효했다”며 “지난 상반기와 달리 비장애인과 따로 박람회를 개최한 것도 많은 호응을 얻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