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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新 랜드마크] 4.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조선시대의 모습 그대로 간직한 팔달문(八達門), 화성의 북문이자 정문인 장안문(長安門)의 화성을 생각하면 수원이 생각납니다.

 

파리의 에펠탑처럼 어떤 도시를 생각하면 연상되는 상징물이나, 기준점이 되는 건물을 우리는 랜드마크(Land-Mark)’라고 부릅니다.

 

이처럼 도심 표지판 역할을 하는 시각적인 랜드마크도 있지만 감성적· 서정적 랜드마크도 있습니다.
본지는 삶의 만족을 찾으려는 ‘다운시프트(Downshifts)족’의 등장과 관광과 문화 등 무형의 경험을 중시하는 새로운 관광 소비자층인 ‘노블레스 노마드(Noblesse Nomad)’ 를 경기도로 끌어 들이기 위해 ‘경기도 新 랜드마크’를 설정, 기획 취재했습니다.

 

여행전문가로 알려진 이용환 소설가, 이재웅 시인의 맛깔나는 글, 취재기자의 현장탐방, 그리고 뉴 미디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앵글의 사진으로 ‘경기도 新 랜드마크’ 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1. 평화ㆍ통일의 전초기지 ‘도라산역’
2. 안성 바우덕이축제 (무형 랜드마크) 
3. 수원 화성 (세계 유산 역사 랜드마크)
4. 파주 헤이리예술마을 (민간문화 랜드마크) 
5. 화성 제부도 (생태체험 해상 랜드마크)
6. 파주 영어마을 (체험 학습 랜드마크) 
7. 양평 두물머리 (자연 랜드마크)
8. 용인 한국민속촌 (관광 랜드마크)

 

어느새 바람이 차다. 가을걷이가 끝난 논배미마다 기러기떼가 까맣게 내려앉아 떨어진 낱곡을 쪼아먹고 있다.

 

길가에는 들국이며 벌개미취가 벌써 끝물이다. 헤이리 입구의 단풍나무며 은행나무는 이제 붉고 노란 잎들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로 남았다. 하지만 헤이리의 가을은 결코 스산하거나 외롭지 않다.

 

산책로에는 막바지 가을을 거니는 연인들이 보이고, 소풍 나온 유치원생들은 노란 병아리옷을 입고 가을 햇볕 속에서 시끄럽도록 종알거린다. 서점과 카페, 갤러리와 이색 박물관마다 사람들의 발길도 넉넉하다.

 

 

북하우스- 서점·레스토랑 한곳에 ‘테마동화마을’ 가족여행 인기
한향림갤러리- 도예·식물전시관·국내 최초 인물미술관 등 다양


파주에는 파주출판도시와 영어마을과 같은 테마형으로 설계된 마을이 유난히 많다. 헤이리 예술마을도 그중 한 곳이다. 헤이리는 제각각 개성적인 예술 공간이 많아서 어디서부터 구경해야 할지 난감하지만, 비교적 예술마을의 초입이라 할 수 있는 북하우스(Book House)를 출발점으로 삼으면 무난하다.

 

‘북하우스’는 서점과 갤러리, 레스토랑과 카페가 한 건물에 어울린 복합 예술문화공간이다. 한길사에서 운영하는 북하우스에 들어서면 출입문 오른쪽 지하에 갤러리가 자리해 있고, 정면에는 레스토랑이, 레스토랑을 우회하면 독특한 구조의 서점이 시작된다.

이곳의 서점은 지그재그식으로 3층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옥상 카페로 올라가는 길을 계단이 아닌 완만한 경사의 복도로 꾸며 오른쪽에 책꽂이를 두고, 누구나 복도에서 책을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진열된 책은 아래쪽에서 위쪽까지 예술, 문학, 인문, 생태, 여행, 아동, 사진 등 테마별로 정리해 놓았는데, 복도가 끝나는 지점에는 따로 열람하기 좋게 책을 수평 진열대에 정리해 놓았다. 이렇게 서점을 도심 한복판이 아닌 도심에서 한 발자국 떨어진 외곽의 자연속에 만들어놓은 것은 이 첨단 디지털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서점을 도심에서 멀리 옮겨 놓음으로써 책을 읽는 아날로그 행위를 좀더 자연 가까이 옮겨놓은 것이다. 북하우스가 서점을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이라면, ‘반디’는 북카페로 알려져 있다. 북하우스에서는 구입한 책이 아니면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책을 읽을 수 없지만, 북카페 반디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카페에 비치된 책을 접할 수가 있다.

그런가 하면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만을 따로 모아놓은 ‘동화나라’도 있으며, 어린이 테마파크인 ‘딸기가 좋아’에는 ‘집에 안갈래’라는 어린이책을 테마로 한 문화체험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다. ‘딸기가 좋아’는 헤이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평일에는 인근의 유치원에서 즐겨 나들이를 오는 곳이고, 주말이면 아이들을 앞세운 가족여행 코스로 인기가 높다. 쌈지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딸기가 좋아, 바다가 좋아, 집에 안갈래 등 다양한 테마파크로 이루어져 있다.

헤이리에 온 이상 헤이리의 존재성을 입증하는 갤러리와 이색 박물관을 그냥 지나치는 건 헤이리의 참모습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헤이리의 갤러리와 박물관은 건축물의 외관만큼이나 그 개성과 특성도 제각각이다.

 

 

헤이리 가장 꼭대기에 자리한 ‘한향림갤러리’는 도자기와 항아리 전문 갤러리로 유명하고, 한국적인 도예작품과 세계적인 도예작품을 주로 전시한다. 갤러리에서 운영하는 일명 장독대 카페에 올라 헤이리 전경을 내려다보는 것도 또다른 즐거움이다. ‘식물감각’은 식물을 테마로 한 작품을 전시하는 독특한 공간이며, ‘스페이스 이비뎀’은 유리 전시장과 갤러리, 야외 공간이 조화롭게 어울린 개성적인 오픈 갤러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93MUSEUM’은 헤이리에서 가장 큰 전시공간이자 국내 최초의 인물미술관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는 단군에서부터 현대의 전·현직 대통령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이 전시돼 있는데, 특히 조선시대 인물전시관과 명·청시대 인물전시관은 한번쯤 둘러볼만하다.

이밖에도 크로스오버 공연을 주로 하는 소극장 ‘이구동성’과 헤이리를 찾은 예술가와 여행자의 게스트하우스인 ‘모티브-원’, 이국적인 악기를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세계민속악기박물관’, 방송인 황인용 씨가 운영하는 음악감상실 ‘카메라타’, 영화박물관 ‘씨네팰리스’, 먹을거리로서의 초콜릿과 작품으로서의 초콜릿을 함께 전시·판매하는 ‘초콜릿박물관’도 놓치기 아까운 아름다운 공간들이다.

 

헤이리에 존재하는 수많은 건물과 갤러리, 박물관 등은 굳이 전시장 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그 자체로 작품이고 예술이다. 예술적으로 설계되고 디자인된 건축물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헤이리를 찾은 보상은 충분하다.

익히 알려져 있듯 서울 근교 파주에 자리한 헤이리는 예술마을이다. 예술을 생산해내고, 예술을 생산하는 예술가들이 살며, 예술가들이 만든 예술품을 전시하거나 판매할 뿐만 아니라 거주공간과 상업공간마저 예술적으로 들어선 곳이 바로 예술마을 헤이리다.

 

 

더욱이 헤이리에 들어선 주거지와 전시공간은 자연과 어울리고 자연 속으로 들어간 생태마을을 지향하고 있다. 이곳의 공간들은 설계 때부터 주변의 자연환경을 헤치지 않도록 계획되었으며, 건물의 층수를 3층 이하로 제한함으로써 주변의 산자락과 자연의 스카이라인을 침범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주거지 인근의 늪을 생태적으로 보존하는 한편, 헤이리를 관통하는 하천도 자연하천을 유지하도록 보완하였다. 마을의 공터와 녹지에 우리 꽃과 나무로 조경한 것과 건물에 페인트를 칠하지 않은 것도 생태적인 구상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곳에 들어선 모든 공간은 아이들에게는 놀이터요, 학생들에게는 문화예술학교이며, 일반인에게는 예술체험공간이자 예술가들에게는 작품이 대중과 1:1로 대면하는 열린 문화통로이다. 이제껏 유례가 없는 한국적인 예술공간, 자연으로 들어간 아트밸리가 바로 헤이리인 것이다./이용한 작가

 

군사분계선서 문화도시로 탈바꿈

1998년 ‘헤이리 아트밸리 건설위’ 정식 결성
민간기획으로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 예술마을

 

   
   
■ 헤이리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군사분계선 아래의 변방,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통일동산 서화촌 부지에 조성된 예술마을 헤이리. 이곳은 인간과 문화예술, 자연이 하나가 되는 작은 예술도시로 다양한 문화 장르가 한 공간에서 소통하는 곳이다.

 

1997년 작가, 미술인, 영화인, 건축가, 음악가 등 18명의 예술인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조성 움직임이 일기 시작, 이듬해 58명으로 회원수가 늘면서 헤이리아트밸리건설위원회가 정식 결성됐다.
1998년 토지공사로부터 9만9천㎡의 부지를 1차 매입, 이후 부지 변경과 실시계획 승인을 획득해 2002년부터 건축이 시작됐다.

 

현재는 37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 돼 사단법인 헤이리가 건설주체가 돼 503,412.9㎡ 규모로 ‘민간 기획에 의해 조성되고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예술마을’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마을에 최초로 들어선 건물은 공연장으로 널리 알려진 커뮤니티하우스다. 2003년 6월 헤이리는 커뮤니티하우스부터 입주가 시작, 돼
현재 40% 조성 완료 됐다. 아직 건설 중이거나 들어서지 않은 예술 공간도 많다. 이 때문에 헤이리는 현재진행형 아트밸리로 불린다.

 

2007년 10월 현재 135채의 건물이 세워졌고 현재 공사 중인 건물은 6개, 건축허가가 승인된 곳은 46개, 설계중인 곳은 34곳 이다. 이 마을은 300여동의 건물에 1천여명 이내가 거주하게 될 작은 아트밸리로 앞으로 조성 될 것이다.

 

마을 안에는 세계민속악기박물관, 인물미술관, 정치박물관, 근대사자료박물관, 영화자료전시관 등 다양한 박물관이 있고 갤러리, 서점, 최만린, 박찬욱, 운도현 등 유명 미술·영화감독·음악·작가 들의 스튜디오, 아트서비스영화촬영소, 쌈지미술창고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관련 공간이 들어서 있다.

 

헤이리는 아직 100% 완성된 도시가 아니다. 하지만 내외국 관광객 뿐 아니라 도시, 건축 전문가, 문화예술인 등까지 많은 사람들이 헤이리를 주목하고 있다. 헤이리는 민간이 주도적으로 조성했지만 이미 헤이리 회원들만의 자산이 아닌 관광상품이 됐다.

 

경기도와 파주시 등은 헤이리를 문화지구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관계자들이 헤이리를 방문, 문화지구 지정을 추진 중으로 이렇게 되면 관광상품으로써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헤이리마을에는 1999년부터 ‘헤이리 퍼포먼스’라는 이름의 문화행사가 개최되기 시작해 2003년부터는 헤이리페스티벌을 매년 시작, 확장 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현대예술축제, DMZ 프로젝트, 윤이상음악회 등 다양한 예술행사로 그 활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연중 다양한 문화이벤트가 끊이지 않고 펼쳐지고 있는 것인데,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헤이리 외부의 작가, 음악가, 기획자들에 의해 꾸려지고 있다.

 

이 마을에 들어서면 특이한 것이 들어갈 수 있는 문이 9개라는 점이다. 남쪽을 제외한 동·서·북을 중심으로 1번게이트부터 9번게이트까지 마을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조성 돼 있다. 어느 한곳만 특별하게 중심을 두거나, 특화시키지 않겠다는 도시계획이 반영된 것이다.
새로운 도시를 만들되, 그곳에서 삶을 영위해갈 주민들이 주체가 돼 마을의 성격을 정하고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인프라스트럭처에서 건
축, 환경 디자인, 조경에 이르는 도시만들이기의 전역영에 주체적으로 참여한 드문 사례로 꼽히고 있는 예술마을 헤이리.

 

이곳은 집과 작업실·미술관·박물관·갤러리 등 문화예술 공간이 함께 한다. 한 마디로 정의해 헤이리는 현대예술로 특화된 작은 예술도시다. 그러나 100% 완성되지 않았다. 이를 회원뿐 아니라 이제 도 차원의 문화 관광상품으로도 집중 육성해야 할 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헤이리란 이름은 파주 지역에 전해오는 전래농요 ‘헤이리 소리’에서 빌려왔으며 소치에는 서화촌이라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