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무서워.” “이거 만져도 물지 않나요.”
구랍 31일 서울대공원.
왕뱀을 목에 두르는 체험을 한 어린이들은 기겁하면서도 한편으론 호기심에 동그란 눈이 더욱 커진다.
난생 처음 침판지를 가까이 접해보고 처음엔 손을 만져보기도 꺼려했지만 이내 친숙해져 말을 건네기도 한다.
서울대공원 노조 조합원들의 초청을 받아 대공원 나들이에 나선 과천시립 부림지역아동센터 33명의 아동들의 이색동물체험 현장이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먼발치에서 동물을 봤던 느낌과는 달리 사육사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아기 사자와 아기 원숭이를 만져보고 같이 노느라 짧은 하루해가 아쉽기만 했다.
아름다운 구관조를 머리위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고 아기 동물에게 젖병을 물리기도 하고….
이날 어린이들을 위한 연말잔치는 170명 조합원들이 대공원 내 폐휴지를 모아 장만한 기금으로 치렀다.
조련사와 인공포육사 등 조합원들은 지난 한해 매주 목요일이면 넝마주이로 변신, 리어카를 끌고 동물원 곳곳을 누비며 50톤 분량의 폐지를 주워 140만원의 기금을 장만했다.
어렵게 모은 돈인 만치 값지게 쓰자는데 뜻을 모았고 봉사활동으로 이어졌다.
첫 번째 벌인 사업이 농촌 살리기 운동.
충주 율능리마을, 공주 두만리마을과 1사1촌 자매결연 하고 부족한 일손을 보탰다.
또 농민들이 애써 수확한 쌀과 고추, 참깨, 콩 등 농산물을 직접 구입해 어려운 농촌살림에 보탬을 주었다.
특히 현지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들 생활용품 지원과 어르신을 동물에 초청하기도 했다.
송정석 지부장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행복했다”며 “내년엔 고철과 폐지줍기를 병행하는 한편 입구에 이웃돕기 동전함을 설치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