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대한항공 점보스의 장신 센터 이영택(31·202㎝)이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뒤늦은 성공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대한항공이 2007-2008 V-리그 3라운드에서 4전 전승으로 11승3패를 기록, 삼성화재(11승2패)를 바짝 쫓아 1위 진입을 바라볼 수 있게 된 데는 주장 이영택의 몫이 크다.
이영택은 지난 16일 열린 LIG손해보험과 경기에서 고비마다 가로막기 4개 등 10점을 뽑아 올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3-0 완승에 앞장섰다. 한층 정교해진 블로킹과 상대 허를 찌르는 속공이 이영택의 장점이다.
이영택은 이전 1, 2라운드만 블로킹 득점이 세트당 평균 0.56개에 불과했지만 3라운드 들어 4경기, 16세트만에 12개를 성공시켜 세트당 평균 0.75개로 크게 늘었다.
블로킹 부문도 세트당 평균 0.62개까지 높아져 ‘거미손’ 방신봉(세트당 0.81개·LIG손해보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특히 이영택은 예전 38.3%에 그쳤던 공격 성공률을 이번 대회 3라운드 들어서부터 55.6%로 좋아져 팀이 연승을 이어가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영택은 2라운드 중반부터 기용되고 있는 김영석 세터의 상대 블로커를 따돌리는 빠르고 낮은 토스에 적응하면서 속공 성공률이 높아졌다. 상대팀의 사기를 꺾는 속공이 잘 통하자 자신감이 커졌고 블로킹 감각도 덩달아 좋아졌다. 이영택은 어느덧 서른을 넘겼지만 5세트에도 블로킹 높이가 초반보다 전혀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체력 부담은 없다고 자신한다.
이영택은 “우리 팀은 날개 공격수들이 좋다. 그래서 나에 대한 견제가 적어 편안하게 공격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주장으로서 연습할 때 선수들을 이끄는 부담이 있지만 후배들이 잘 따라주기 때문에 다 같이 열심히 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