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에 이어 한나라당도 지난 16일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을 연기하기로 당론을 모은 가운데 은행업계와 보험업계의 팽팽한 대립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방카슈랑스는 지난 2003년 8월 소비자, 보험회사, 은행의 Triple-win을 통한 소비자 편익 제고 및 금융산업의 균형 발전이라는 취지하에 도입했으며 올 4월에 시행 예정이었던 4단계는 현재 생명·손해보험사에서 판매되고 있는 종신보험 등 개인보장성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은행 창구 판매를 확대, 허용하는 것이다.
방카슈랑스의 시행 연기는 보험업계에서 주장하는 여성 설계사들의 대량실직과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 등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이 당초 2005년 4월에 이어 올 4월에도 연기될 조짐이 보이자, 은행업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다.
전국은행연합회는 이에 대한 긴급대책으로 21일 시중은행장들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갖고 4단계 방카슈랑스의 시행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앞으로 우리나라 금융정책에 대한 대외 신뢰성의 확보뿐만 아니라 더 넓게는 금융제도 전반에 대한 방향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며 “금융문제에 정치논리가 작용한 것은 상당히 유감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반면 보험업계는 그동안 자신들이 주장해온 문제점을 정치권에서 인식한 것에 대해 내심 환영의 입장을 보였다.
보험업계는 또 은행연합회의 성명서 발표에 대응해 같은날 성명을 내고 국회 측에 4단계 방카슈랑스의 철회를 촉구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4단계가 유예가 될지 철회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나라당에서 문제점이 있다는 인식을 한 것에 대해 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 여긴다”며 “다만, 집권당의 결정만으로 결과가 도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 요지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보험업계, ‘유보’보다는 ‘철회’ = 보험업계는 방카슈랑스가 도입 취지와 달리 소비자 피해 확대 등 부작용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보험업계에서 말하는 방카슈랑스 4단계 시행시 도출되는 문제점으로 우선 설계사 기존 모집조직(설계사, 대리점 등)의 소득상실 및 대량실업 야기로 인한 사회적 비용 초래를 들 수 있다.
다시 말해, 보험설계사는 대부분 30~40대 여성 가장으로서 이들의 실업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화가 될 것이고 새로운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과 서민경제 활성화에도 역행하는 결과라는 것.
보험업계는 다음으로 불공정·불완전 판매로 인해 보험소비자의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은행권에서 대출을 연계한 강압판매나 설명 미비로 인한 보장내용 이해 부족 등의 부실판매는 소비자의 피해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또한 보험료 인하효과 및 포화상태의 금융점포로 인한 One-Stop shopping 효과 미비 등을 문제점으로 들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은행의 4~5%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다수 여성가장인 설계사의 대량 실업을 방치하는 것은 여성인력의 사회진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합리적인 정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와 함께 소비자 피해 확산, 보험사의 은행 종속화 등 보험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이로 인한 사회보장 보완기능의 약화 등 많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방카슈랑스 확대 시행은 유보보다는 철회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은행업계, 예정대로 진행해야 = 은행업계는 방카슈랑스 4단계는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특히, 특정 이해집단의 이익차원에서 그 시행여부가 결정돼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은행업계에 의하면 방카슈랑스는 시장원리의 작동을 가속화하고 공정한 경쟁과 시장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면서 소비자의 후생을 증대시킬 수 있는 좋은 제도로써 서유럽의 경우처럼 우리나라도 은행의 신뢰도가 높아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데 거부감이 없어 방카슈랑스의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다.
은행업계는 보험료 인하효과 미비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04년에 연금보험 2.8%, 기타 저축성보험 2.5% 등 평균 2.5% 인하효과가 발생(보험개발원에서 검증)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불완전 판매 우려에 대해서도 방카슈랑스 판매인력은 보험판매 관련 각종 자격을 취득한 전문인력으로 보험설계사보다 보장성 및 자동차보험 판매에 더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그동안 방카슈랑스 시행과정에서 노출되었던 부작용이 있다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은 인정한다”며 “제도도입 취지가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편리한 one-stop shopping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므로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후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