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 획득을 위해 첫 출항에 나선 축구 국가대표팀이 지지부진한 경기 운영 끝에 패배의 쓴맛을 봤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친선경기에서 후반 10분 피에로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며 칠레에게 0-1로 무릎을 꿇었다.
3-5-2 전술로 나선 한국은 정조국과 염기훈을 투톱으로, 김남일과 이관우를 공격형 미드필로 각각 배치해 중원 장악에 나섰다. 그러나 한국은 중원에서의 짧은 패스가 번번히 칠레 수비에 막혀 전반 내내 슈팅이 2개에 그치는 등 공격기회를 잡지 못했고, 오히려 칠레의 빠른 좌·우 돌파에 수비라인이 무너지며 위기를 맞았다.
한국은 전반 20분 골키퍼 김병지의 패스 미스로 위험을 자초했으나 수비수가 몸으로 막아냈고, 전반 32분과 37분 피에로가 잇따라 날린 슛은 김병지의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한국은 전반 종료 4분여를 남겨 놓고 염기훈이 아크 왼쪽에서 상대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이관우가 골문을 향해 날카롭게 감아 찼으나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들어 3-4-3으로 전술 변화를 꾀한 한국은 초반 염기훈이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중거리슛과 왼발 터닝슛으로 골문을 위협했으나 번번히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후반 7분 조용형이 아크 오른쪽에서 회심의 중거리 슛을 날렸으나 골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잇따른 공격에도 칠레의 골문을 열지 못한 한국은 후반 10분 이투라가 수비수 뒤쪽으로 한번에 연결한 공을 피에로가 패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감각적인 슛으로 골로 연결해 0-1로 끌려갔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후반 30분 패널티 지역 왼쪽에서 조진수가 가슴으로 떨거준 공을 염기훈이 왼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가슴에 안겼고, 후반 31분 박주영을 교체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으나 굳게 닫힌 칠레의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