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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억장 무너지는 양계농민 눈물만…

평택 포승면 3개 양계농가서 7만5천여마리 살처분

 

전남·북 지역의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축산업계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평택지역에서 발생한 양계장 집단폐사의 원인이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발생농가 주변에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평택시 포승면 석정리 김모(66)씨의 양계장에서 350여마리의 닭이 집단 폐사한 것은 지난 14일 오후 3시.

전날 11마리의 닭이 폐사한 뒤 수 백 마리의 닭이 죽자 김씨는 평택시 축수산지원사업소에 집단폐사를 신고했다.

축산위생연구소 남부지소 가축방역관이 발생농가에 출동해 확인한 결과 9마리의 닭에서 조류인플루엔자 양성반응이 확인되자 방역당국은 정밀검사용 시료를 채취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인된 15일 발생농가 주변은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방역복과 장화, 멸균장갑으로 중무장한 방역요원들과 취재진만 눈에 띌 뿐 동네 주민들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발생농가 입구에 마련된 방역대책본부에서는 관계자들이 추가확산방지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경기지방경찰청과 3군 사령부 등 유관기관에 협조를 요청했다.

발생지역과 연결되는 38번국도와 313번 지방도, 석정리 진입로에는 7곳의 가축이동통제초소가 설치돼 현장을 중심으로 3km이내를 지나는 차량들을 샅샅이 소독했다.

오전 12시쯤 방역대책본부를 방문한 안양호 행정1부지사는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은 뒤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피해확산방지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오후 2시, 중앙 방역당국의 살처분 지시가 내려오면서 방역대책본부 관계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방역대책본부는 평택시 소속 공무원 163명과 굴삭기 2대, 트럭 3대를 동원해 발생농가에서 사육 중인 2만2천597마리의 산란계와 이웃 2개 농가의 5만2천700마리를 살처분했다.

현장에 투입된 굴삭기는 웅장한 기계음을 내며 살처분 장소를 준비하고 방역요원들은 저마다 두세마리의 닭을 들고 나와 매몰작업을 벌였다. 조류인플루엔자 확인과 살처분소식이 전해지자 발생농가로부터 3km 이내 위치한 7개 양계농가 주민들은 굳게 입을 다문 채 한숨만 내쉬었다.

발생농가에서 2km가량 떨어진 안중읍 성해리에서 20년째 양계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명식(57)씨는 “5월쯤에 토종닭을 들여와 키우려고 사육장마다 지푸라기도 깔고 사료 살 돈도 준비하고 있던 와중에 조류인플루엔자라니 믿을 수가 없다”며 “농협에서 융자받은 대출금 이자도 내야하고 자식들 학비도 준비해야 하는데 닭을 키울 수 없으면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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