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한 청소년 보호쉼터에서 1년째 생활 중인 김민지(가명·17) 양.
김 양은 새 엄마의 괴롭힘을 보다 못한 아버지의 권유로 지난해 5월 이곳 쉼터에 입소했다.
김 양은 새 엄마로부터 수시로 폭행을 당했으며, 김 양의 새엄마는 한달 동안 밥을 굶기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학교 생활에도 적응하지 못한 김 양은 다니던 학교를 자퇴한 뒤 이 곳 쉼터에서 중학교 검정 고시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김 양이 입소한 이곳 쉼터는 3개월 동안 머물 수 있는 단기 쉼터이기 때문에 중·장기 쉼터로 옮겨가야 하지만 입소 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도내 중·장기 쉼터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그나마도 정원이 초과여서 수차례 입소 신청을 해도 번번히 거절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도내 가출 청소년 등을 수용할 수 있는 청소년 보호쉼터가 부족해 오갈 곳 없는 청소년들이 거리를 방황하고 있다.
하지만 관계기관이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쉼터를 늘릴 계획이 없어 청소년들의 더 많은 탈선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 도내 일선 시·군이 운영 중인 청소년 보호쉼터는 모두 16개소.
이중 장기 쉼터는 군포와 고양 두 곳 뿐이다.
그러나 이 마저도 두 곳 쉼터 모두 정원이 초과된 상태여서 가출 청소년 등이 입소를 신청해도 받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청소년 단기쉼터 관계자는 “가정 불화 등으로 쉼터를 찾는 청소년들이 많지만 정원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이상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입소를 희망하는 아이들을 위해 기존에 생활 중인 아이들을 중·장기 쉼터로 보내야 하지만 중·장기 쉼터 역시 부족해 답답한 마음 뿐”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청소년 쉼터 관계자도 “중·장기 쉼터를 늘리든가 단기 쉼터의 수용 인원을 늘려야 하지만 쉼터 확충을 위한 정부 지원예산이 지난해와 동결되는 등 쉼터 운영 상황을 날이 갈수록 열악해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도내 운영 중인 청소년 쉼터의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해마다 정부지원금이 줄어들고 있어 현재 예산으로 중·장기 쉼터를 늘리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