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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맛따라 멋따라 ‘붕붕~’

충남 천안시티투어버스

유연한 버스가 도심 속을 달릴 때, 왠지 모를 차창의 이국적인 풍경에 눈이 휘둥그레지곤 한다.

드라이브다. 뜨거운 햇살로 변하는 들녘을 달리는 드라이브….

이렇듯, 좀 색다르게 도심 속을 달리며 이국적인 풍광을 접할 때가 있다.

이런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충청도 산새를 따라 달리는 자동차에 스치는 풍경은 순간, 순간 따뜻하고 넉넉했다.

유독 봄과 가을에 맞는 충청의 산새에선 감성 속에 녹아드는 흐름이라는, 시간이라는 얘기를 전해주는 듯 하다.

넉넉하고 다사로운 충청 인심을 맘껏 누리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하지만 짧은 시간을 두고 그곳의 소박한 도시 내음과 인심을 느껴볼 기회가 있다.

전국의 도시마다 ‘시티 투어버스’가 있다.

도심을 달리며 낯선 도시를 찾아가는 일, 천안을 타이틀로 걸어둔 ‘천안 시티투어’는 꼭 권해주고 싶은 코스다.

초행길인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지역의 구석구석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알찬 구경이 가능하다.

충남 ‘천안’은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곳이라고 불리는 도시다. 충절의 고장이라고도 불리는 이 도시에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문화유적지를 아우르는 ‘시티투어버스’가 있다.

여러 관광명소들은 관람객들의 입맛에 맞도록 구성돼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 더해진다.

자, 그렇다면 떠나볼까.

여유로운 일요일 아침. 천안 역 앞에서 천안시티투어버스에 올라 문화관광해설사의 밝은 인사와 함께 투어를 시작한다.

첫 번째 코스인 각원사는 1977년 천안의 진산이라는 태조산 초입에 세워져 연간 30만명의 관람객이 찾는다. 경주 불국사 이래 대사찰로 손꼽히는 관광명소다. 일요일은 주차장을 차를 댈 수 없을 정도로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이 많다.

태조산은 고려 태조 왕건이 후삼국통일기반을 조성한 성지이다. 수많은 계단으로 이루어진 각원사 입구는 들어서면서부터 맑은 공기가 관람객들을 유혹한다. 이 대사찰에는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만든 청동대불이 유명하다. 바로 엄청난 크기의 ‘아미타여래청동대좌불’이라는 이 좌붕상은 앉아있는 높이가 15미터에 달한다.

세 바퀴를 돌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성취된다는 말이 많은 이들에게 유명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각원사에서 10분 정도 이동하여 정보통신공무원교육연수원 내 우정박물관에 도착하자 또 다른 안내원이 반갑게 관람객들을 맞는다.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를 비롯해 우체통의 변화, 집배원 제복변화 등 우리나라 우정(郵政)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제1·2전시장을 지나 건물 옆으로 나오면 얼마 전까지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던 5미터 높이의 우체통과 이제는 전면 폐지된 열차배송의 흔적을 남겨두고자 배송 열차 한량을 전시하고 있다.

여행의 맛을 더 살리고 싶다면, 우정박물관에서 우체국 체험의 일환으로 직접 편지를 쓰고 부쳐보는 ‘편지쓰기 프로그램’에 꼭 참여해볼 것.

뭐니뭐니해도 ‘천안’ 하면 호두과자와 신고배, 그리고 병천순대를 떠올릴 것이다.

시티투어버스는 우정박물관을 나와 어느덧 병천 아우내장터로 향한다.

아우내장터에서 식사를 하고 약 10분 정도 이동하자 유관순 열사 사적지에 도착한다. 유관순 열사의 동상 앞에서 관람객들은 묵념을 하고 힘차게 만세삼창을 외치기도 한다. 추모각과 바로 옆에 세워진 유관순기념관을 둘러보면서 그날의 아픔을 느끼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매년 9월 28일 유관순 열사의 순국일에는 이곳에서 추모제가 열린다.

유관순 열사 사적지에서 30분 정도 이동하여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바로 앞에 도착한다. 총 7개의 전시관과 원형극장으로 이루어진 독립기념관은 숱한 외침을 극복하고 민족의 자주독립을 지켜온 우리민족의 국난극복역사 과정을 보여주는 산실이다. 하늘로 치솟은 겨레의 탑을 지나서 815개의 태극기가 계양되어 있는 태극기 한마당을 지나면 바로 불굴의 한국인상이 있는 겨레의 집이다.

유료인 ‘한얼이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입구에서 겨레의 탑을 지나 겨레의 집까지 먼 발걸음을 해야 하지만, 천안시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버스는 겨레의 집 앞에 바로 내려준다. 1987년에 세워진 독립기념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올해 1월 1일부터 입장료 없이 전면 무료개방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제2·3관만 전시 교체공사로 지난 1월 28일부터 오는 8월 4일까지 임시 폐관 중이다.

독립기념관을 마지막으로 오후 5시경 다시 천안역으로 돌아오게 된다.

돌아오는 길이 아쉽다면, 천안역 앞 원조 호두과자점 ‘학화 호두과자’(041-567-3360)에서 아쉬움을 달래보자.

천안시티투어는 천안시청 홈페이지(http://www.cheonan.go.kr/culture)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화·목·토·일 1일 1회 운행.

성인 4천원, 청소년 3천원, 어린이 2천원. 문의)041-521-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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