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촛불집회에 참석해 연설한 초등학교 교사에 대해 비밀사찰을 벌였다는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5일 수원 A초교, 수원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수원 서부서 정보계 소속 B 경위와 C 경사는 지난 23일 오전 ‘학교안전지킴이’와 관련 여론 및 실태 파악을 위해 수원 A초교를 방문, 이 학교 D교장과 면담을 했다.
이 과정에서 B 경위 등은 “지난 21일 수원역 촛불집회에서 안경을 끼고 통통한 교사가 연설을 하면서 ‘나는 A초 교사다’라고 밝혔는데 그런 사람이 있느냐”고 질문했으며 D 교장은 “이 학교에 E 교사가 있는데 그 사람이 맞는지 모르겠다. E 교사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간부”라고 대답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전교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촛불집회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교사가 경찰의 비밀조사를 받았다”며 “이동수 서부경찰서장은 즉각 사퇴하고 관련자를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평화로운 거리행진을 방패와 군화발, 물대포로 짓누르는 경찰이 공공의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며 “국민의 소신 있는 발언과 행동을 제약하는 이명박 정부와 경찰은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A초교 교장은 “경찰들이 이날 학교를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촛불집회에 참석한 E 교사에 대해 조사하기 위함이 아니라 어린이안전지킴이와 관련해 확인하기 위해 온 것”이라며 “E 교사에 대한 질문도 지나가는 말로 나온 것이고 인상착의가 같은 교사가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을 뿐 더 물어본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수원 서부서 관계자는 “비밀조사를 한 것은 전혀 없다”며 “평소 치안정보수집차 담당자가 공개적으로 출입해 교장과 대화를 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