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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식 칼럼] 혈액의 수급안정과 ‘헌혈장려조례’ 제정

 

경기도의회가 전국 최초로 ‘경기도 헌혈장려조례’를 제정하고 오는 25일경 공포할 예정이다.

 

6조2항으로 된 조례는 ‘혈액수급 차질 등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직면함에 따라 경기도 차원에서 헌혈 권장활동에 적극 협력하고 헌혈을 장려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하기 위함’이라고 목적에 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광역 종합행정을 담당하는 경기도로 하여금 헌혈 장려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헌혈 자원봉사활동 단체에 소요 경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또 헌혈자의 개인 프라이버시를 위해 헌혈 장려사업 종사자는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타인에게 누설하지 못하도록 비밀 준수 의무규정도 정하고 있다.

우리가 헌혈장려조례 제정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는 데는 몇가지 까닭이 있다.

첫째는 경기도의회가 광역의회로서는 전국 처음으로 헌혈에 관심을 가지고 조례를 제정했다는 사실이다. 경기도의회는 1956년 8월 13일 초대(전국 2대) 의회를 개원한 이래 보건복지분야 관련 조례를 상당수 제정한 바 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수급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헌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장려조례를 제정한 것은 그 발상이 기발한데다 현실을 옳게 보았다는 점에서 평가할만 하다.

우리나라 헌혈사업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978년 7월 대한적십자사가 부산혈액원에 혈액제제연구소를 개설한 것이 헌혈사업의 효시라 할 수 있고, 경기도에서는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가 1979년 10월 수원적십자혈액원을 개설한 것이 헌혈사업의 시초였다.

오늘날에는 경기도적십자혈액원으로 분리돼 헌혈을 통한 혈액 공급을 전담하고 있지만 헌혈자 감소로 실적이 부진한 상태다. 2004년까지만 해도 목표치에 97.9% 안팎이던 것이 2005년 목표 16만3천명에 13만8천362명(84.9%), 2006년 16만3천명에 14만1천702명(86.9%), 2007년 15만명에 12만9천115명(86.3%), 2008년 6월 현재 13만6천명에 6만9천명(50.7%)으로 해마다 목표에 미달하는 추세다.

한혈이 부진한데는 국민의 무관심 탓이 크다. 국민들은 헌혈은 대한적십자 혈액원이 알어서 할 일이고, 혈액공급은 헌혈에 의해 충당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달리 말하면 혈액공급은 자기 돈 안들이고, 자신이 헌혈을 하지 않아도 선심가들이 피를 뽑아 위급한 환자를 도와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잘못된 인식이고 헐혈의 가치와 인류애를 모독하는 작태다. 헌혈은 말그대로 자신의 피를 남의 수혈용으로 무료 제공하는 것으로 생명 나눔의 봉사 그 자체라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헌혈조례 제정을 평가하면서도, 헌혈 장려조례를 제정하지 않으면 안될만큼 냉담해진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는 헌혈을 적십자사에게만 떠맡기고 정작 헌혈 수혜자인 1천100만 도민의 보건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경기도가 뒷짐지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고, 대한적십자사와 경기도가 역할분담을 하도록 조례화한 점이다. 양자의 역할 분담은 진작에 이뤄졌어야 했던 일이다. 특히 헌혈 봉사단체에 대한 실비 차원의 재정 지원은 절실했다.

혈자는 대가없이 자신의 피를 제공하는 인간애 실천이기 때문에 별도의 보상이 필요없지만 멀어져만가는 헌혈에 대한 관심을 결집시키고 이해시키는 헌혈자원봉사 단체로서는 비용 마련이 쉽지 않았을 것이고, 그로 인해 헌혈운동을 중단한 사례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8~90년대의 헌혈 열기와 도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자원봉사단체에 대한 재원 지원은 불가피하다. 그동안 헌혈사업을 둘러싸고 잡음이 없지 않았다.

이것도 헌혈 저하의 한 원인이었다. 이제 경기도의회는 헌혈조례의 정신을 바로 이해하고 행여 반짝했다가 관심밖으로 방치되는 단명 조례가 되지 않도록 독려해야할 것이고, 경기도는 도민의 안정적 혈액 공급을 위해 대(對) 도민 헌혈장려운동과 함께 헌혈기관 및 자원봉사단체들이 십분 활동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