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우커송야구장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은 야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다시 프로야구 그라운드에 뛰어든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예선과 결선 포함 9전 전승의 신화를 써낸 대표팀 선수들은 금메달의 감동을 뒤로 한 채 26일부터 각 소속팀에서 ‘가을 잔치’를 위한 치열한 4강 쟁탈전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불과 2.5게임차로 4~6위를 마크하고 있는 롯데와 삼성, KIA에게는 26일부터 시작되는 후반기 레이스가 올림픽 4강 진입보다 오히려 더 어려운 과정이 될 수도 있다.
올림픽에선 중국, 캐나다, 대만, 네덜란드 등 비교적 약채국을 상대로 4승 이상만 거두면 준결승에 오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지만 이들 세팀은 정규리그가 끝나는 10월 초까지 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우선 올림픽 휴식기 전까지 59승32패를 기록하며 2위 그룹과 8.5게임차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SK와 2위 두산(51승41패), 3위 한화(56승46패)는 비교적 안정권에 들었다.
게다가 이번 올림픽을 통해 SK는 ‘루키’ 김광현과 특급 마무리 정대현이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데 다 타격과 수비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던 이진영과 정근우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어 달리는 말에 날개를 단 격이 됐다.
두산도 이번 올림픽에서 연일 맹타를 과시한 이종욱과 김현수, 고영민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어 후반기 레이스에서 선두 탈환을 위한 막판 추격전도 기대해볼 만 하고, 두산과 승차 없이 2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한화(56승46패) 역시 메이저리그 선발급 구위를 되찾은 ‘괴물’ 류현진을 앞세워 선두 쟁탈에 불을 붙일 계획이다.
마지막 한장 남은 ‘가을 잔치’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롯데와 삼성, KIA 중 올림픽 금빛 후광을 가장 많이 기대하고 있는 것은 롯데다.
롯데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이대호가 홈런왕(3개)에 오른데 다 타선과 마운드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한 강민호, 송승준이 복귀하기 때문이다.
삼성과 KIA 역시 올림픽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오승환과 박진만이 가세는 기대되지만 주전포수 진갑용이 허벅지 부상을 당했고, KIA는 윤석민과 이용규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기주의 부진이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