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농업인의 날을 기념해 야심차게 진행한 도농어울림 가을한마당 행사가 1억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고도 준비부족과 미숙한 진행 등으로 참가자들과 지역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행사에 대한 비난이 계속되자 행사를 주관한 시 농축산과와 농업기술센터가 서로 책임을 미루기에만 급급해 차제에 행사를 없애는 게 낫다는 무용론마저 일고 있다.
30일 용인시 등에 따르면 ‘제2회 농업인의 날 기념 도농어울림 가을한마당 2008’ 행사는 시 농축산과와 시 농업기술센터 공동 주관으로 총 1억3천2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도농이 함께하는 희망찬 용인농업’을 주제로 우리랜드 일원에서 열렸다.
행사는 첫날인 26일 열린 농업인의 날 기념식이 식전·식후행사의 준비부족과 진행미숙으로 참가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운영의 문제점을 노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식후행사로 진행된 난타공연은 800여명의 기념식 참가자 중 고작 20여명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진행돼 공연기획사를 위한 공연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농기센터 주관의 도농어울림 한마당 행사 역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특색없는 레크레이션과 공연으로 구성돼 시민들의 아까운 혈세만 축냈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올 한해에만 50여곳이 넘게 추진된 도-농 자매결연과 그동안 계속된 생산자-소비자 직거래에 대한 행사 홍보와 참여 유도는 아예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행사 준비 자체에도 문제가 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민 박모(28·기흥동)씨는 “백옥쌀 등 용인만의 대표 농산물을 체험속에 알려주고자 아이들과 우리랜드를 찾았다”면서 “1억원도 넘는 예산을 들여서 뻔한 레크레이션과 어디서나 하는 떡메치기, 투호보다는 용인만의 무언가를 발굴, 보존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47·성복동)씨도 “도농어울림 한마당이라는데 도(都)도 농(農)도 없이 고향없는 이벤트와 불친절한 판매, 마트보다 더 비싼 가격의 직거래만 있다”며 “우리랜드의 특성화와 도농화합의 정책목표를 위해서 관계자들의 인식제고와 조직개편, 체계적인 행사추진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농기센터 관계자는 “1억원의 예산으로 도농어울림행사를 진행해 3천여만원의 직거래 판매를 비롯해 다양한 공연과 레크레이션, 교육강좌 등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홍보와 농업인의 날 기념식은 시 농축산과에서 주관해서 잘 모른다”고 밝혔다.
유린 농축산과장은 “행사 주관이 나눠지면서 본래의 의도와 달리 원활한 진행과 책임있는 업무추진에 문제가 있었다”며 “올해 나타난 문제점 등을 면밀히 평가해 내년 행사는 농업인과 도시소비자를 주인으로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