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원정마로 미국경마에 도전했던 ‘픽미업’이 두 번 연속 최하위의 쓴잔을 마셔 선진 경마의 높은 벽을 실감케 했다.
‘픽미업’은 지난 17일 웨스트 버지니아주 찰스타운 경마장의 스테익스 대상경주에 출주했으나 출주마 9두 중 꼴찌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9월3일 델라웨어주 델라웨어 경마장 경주에 이어 연이은 참패로 팬들의 실망감은 컸다.
첫번째 경주에서 결승점 600m 전방부터는 아예 질주를 하지 않아 해외경주의 한계를 말해주지 않으냐는 섣부른 예측도 나왔다.
현지 파견중인 KRA 정태인 과장은 “기수의 기승이 부적절했고, 컨디션도 좋지 못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부진의 원인을 설명했으나 성적부진의 근본 원인은 한국경마와 미국경마의 수준 차라는데 무게가 더 실렸다.
현지 경주마들의 1천800m 경주기록이 1분51초대로 한국과는 5초 이상이 차가 벌어져 벅찬 경주란 게 솔직한 고백이다.
게다가 중간 수준의 경주에 출주하려던 목표가 출주취소가 잦은 미국경마 특성상 출주기회를 잡지 못해 결국 경마강국 미국에서도 상위 10%안에 드는 능력마들이 출주하는 스테익스 경주에 도전한 것도 참패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종섭 마주는 “부산에선 준마로 이름을 날렸는데 여기 와보니 세계수준과의 격차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백절불굴의 정신으로 끝까지 입상을 노리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한국마사회 역시 최악의 결과에도 불구, 해외원정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한국경마의 국제화의 첫 걸음인 만큼 출주를 계속하겠다는 계획이다.
KRA 김광원 회장은 “비록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첫 해외원정이라는 데 의의를 두고 싶고 앞으로 한국경마의 국제화로 축구처럼 온 국민을 들뜨게 만드는 스포츠로 만들겠다.”고 야심 찬 비전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