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임태희,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이 23일 오후 2시 국회에서 만나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상임위별 `여야정 협의체‘ 구성 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결렬됐다.
“날씨는 풀렸는데 (임 의장의)손이 차갑다. 한나라당의 마음이 차가운가보다”는 박 의장의 뼈있는 농담으로 시작된 이날 회동에서 임 의장은 미디어법 처리와 관련해 일단 법안을 상정한 뒤 의견을 수렴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 의장은 상정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사회적 논의기구’를 먼저 구성하자고 주장했다.
임 의장의 ‘여야정 협의체’ 제안에 대해서도 “미디어법에 대해서는 응할 수 있지만, 다른 법에 대해서는 상임위 논의후 필요시 예외적으로 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팽팽하게 맞섰다.
임 의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미디어법에 대한 공론화 기능을 사회적 논의기구로 넘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미디어법은 그냥 두고 경제살리기법만 먼저 처리하자는 즉석 제안에도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경제관련법안을 미디어법의 볼모로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의장도 “미디어법에 대한 사회적 논의기구 제안을 수용한다면 다른 모든 법안에 대해서는 밤을 새워서라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접점을 찾는데 실패했다”면서 “미디어법 이외의 다른 법안들에 대해선 (상임위에서) 한 번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극적인 절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간 2차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