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산하의 인천지하철 노조(위원장 이성희)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실시한 민주노총 탈퇴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 근소한 표차로 부결되자 노조위원장이 직접 나서 재투표할 것을 시사, 향후 전개될 상황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하철노조는 11일 이번 투표결과 전체 조합원 815명 가운데 746명이 참가, 63.4%인 473명이 찬성했다는 것은 조합원 대부분이 찬성한 것으로 보고 빠른 시일 내에 조합원들의 뜻을 물어 재투표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노조 규약상 ‘상급단체로 가입한다’는 조항을 삭제하기 위해서는 투표자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하나 근소한 차이로 부결된 상태에서 다수의 조합원들이 탈퇴를 원하고 있어 다시 안건을 상정, 조합원의 가부를 묻기 위한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노조는 또 향후 파업 등 강성으로 치닫는 민노총의 성향이 자신들의 성향과는 맞지 않다고 판단, 정치적 파업과는 거리를 두고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근무여건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노조 집행부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일부 노조원들은 “최근 인천시장이 민노총 탈퇴를 전제로 인천지하철 2호선 운영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강성에서 온건으로 전환됐다”며 “이는 조합원의 자율적 판단을 흐리게 하는 공작”이라고 비난했다.
인천지하철은 지난 2007년 노사평화 선언을 통해 다양한 노사협력 프로그램을 추진,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노사관계의 안정적인 입장을 취해 오고 있는 가운데 안상수 인천시장이 노사상생의 노력에 따라 인천지하철 2호선 운영권이라는 당근을 제시, 민노총 탈퇴와 운영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