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현직 경찰관들이 근무시간에 강도짓을 하고 요금문제 시비 끝에 택시기사를 숨지게 하는 등 어처구니 없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22일 안양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 소속 L(45)경위는 지난 21일 오전 1시43분쯤 안양시 비산동 모 음식점 앞에서 택시기사 Y(47)씨와 요금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Y씨를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조사결과 L경위는 이날 서울 개봉동에서 경찰서 동료들과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타고 안양 집으로 귀가하던 중 요금이 많이 나왔다는 이유로 Y와 싸움을 벌였다.
택시 미터기에 찍힌 요금은 ‘1만6천원’이었다.
L경위는 시비 끝에 Y씨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는데도 내버려둔 뒤 현장에서 100m쯤 달아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며 Y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전 2시40분께 숨졌다.
경찰은 숨진 Y씨에 대한 부검 결과 직접 사인이 지병에 의한 급성 심근경색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L 경위와 시비도중에 생긴 목졸림이나 멍, 까진 상처는 간접유발인자로 직접적인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부검결과에 관계없이 L경위에 대한 폭행치사혐의로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히고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중이다.
또 인천에서는 현직 경찰관이 근무시간에 정복을 입은 채 성인오락실에 찾아가 수갑까지 사용해 가며 강도짓을 했다.
22일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 17일 오전 2시께 인천의 한 성인오락실에 정복을 입고 들어가 “단속나왔다”며 환전상 B(39)씨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고 현금 260만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강도)로 삼산경찰서 소속 A(40)경사를 구속했다.
경찰은 A 경사가 지난 해부터 출입한 게임장에서 돈을 잃어 분풀이로 단속을 갔다가 순간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한다며 정확한 범행동기를 조사중이다.
이처럼 경찰관들이 잇따라 강도짓과 폭행치사 등의 범죄를 저지르자 시민 O씨(31)는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등 시민들의 비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