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심각한 가뭄 현상이 강수량이 적어서가 아닌 여름철에 집중된 빗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생태과장 이덕배 박사는 15일 수원시청에서 열린 ‘제8회 빗물모으기 국제워크숍 및 제3회 수원 물포럼’에서 “우리나라 2000년대(2000~2007년) 연평균 강수량이 1천470㎜로 세계 평균 973㎜에 비해 많은데도 불구, 여름철에 편중된 강수 특성상 지난해 9월부터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풍부한 빗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970년대 1천272㎜에서 2000년대 1470㎜로 1.16배 수준으로 증가했으나 1.27배로 증가한 여름철과 달리 겨울철은 0.9배 수준으로 낮아지는 등 여름철 편중이 심해져 겨울과 봄철 용수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복되는 가뭄의 대안으로 댐 건설과 지하 관정을 개발하고 있지만 물도 이동거리에 따라 에너지를 소비하는 특성이 있기에 사용처와 가까운 곳에 ‘소형 물 창고’를 만들어두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가뭄피해를 겪은 태백시와 인근 영월군, 봉화군의 논면적 비율, 인구 1인당 강수량, 불투수 대지면적을 비교한 결과 태백시의 논면적 비율과 인구당 강수량이 가장 적고 불투수 대지면적이 가장 많았다”며 “강수량은 적지않으나 상주인구와 유동인구, 개발면적이 많은 것이 가뭄 피해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