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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철불(鐵佛)

이창식 주필

우리나라 불상은 금·은·동·돌·나무·종이·흙 등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쇠로 만든 철불도 있다. 철을 재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철조불상(鐵造佛像)이라고 해야 옳지만 줄여서 철불이라고 부른다.

최근 ‘예성문화’에 발표한 최인선 순천대 사학과 교수의 논문 ‘한국의 철불-충주 철불을 중심으로’에 보면 우리나라 철불은 신라 하대(下代) 즉 9세기부터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50구의 철불이 현존하는데 문헌에 나타난 것까지 합치면 70구가 넘는다고 한다. 극히 상식적인 얘기지만 철불을 만들기 위해서는 쇠를 만드는 광석과 광석을 쇠로 변화시키는 야철(冶鐵) 기술이 필요했을 것이다. 충주가 야철의 중심지가 될 수 있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 지방에 철광산이 많았다는 것이 첫째 이유이고, 철을 만드는데 필요한 연료와 지정학적 유리, 세련된 기술과 풍부한 노동력 등이 다음 조건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충주지역에서 발견된 야철지 유적만도 78곳이나 된다니까 충주를 제철의 고장으로 단정할만 하고 백제·고구려·신라 3국이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인 이유가 다름아닌 철광 확보 때문이었다는 것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철이 금·은·동보다 한 등급 낮은 광물임은 틀림없다. 중국 문헌에도 ‘종(鍾) 주조 때 동(銅)은 상등으로 하고, 철은 하등으로 한다’고 했고, ‘주철에 있어서 철전(鐵錢)은 그것이 천하다’라고 할만큼 귀족 사회에서는 선호하지 않았다.

그런데 부처의 상징인 불상을 왜 철로 만들었을까. 우선 철은 하층민들이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제작비 부담이 덜한데다 도난의 우려까지 배려했다는 것이 연구가들의 결론이다. 실제로 지증대사 사 보헌은 희양산에 봉암사를 창건하면서 도둑들의 후환을 막기 위해 철불을 조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평택시 진위면 동천리 만기사 철불좌상을 비롯해 도내에 4기가 있다는 것도 기억해 두었으면 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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