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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도자기

이창식 주필

‘2009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가 25일 개막된다. 테마는 ‘불의 모험’이다. 도자의 고장 이천·광주·여주가 한달 동안 도자 열기로 가득차게 된다.

우리나라 도자기 역사는 오래다. 고대 도자로는 낙랑(樂浪) 때 것이 있지만 도자기 기술이 가장 발달한 시기는 고려 시대였다. 이 때 청자, 백자, 천목(天目) 등이 만들어 졌다. 조선조의 도자기는 고려의 것을 계승한 것이지만 형태에 있어서는 고려 것이 단정·정묘했던데 반해 조선 것은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조선 도자기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으면서 일대 격변기를 맞았다. 왜군이 우리나라 도공들을 강제로 데려간 이른 바 ‘도자기전쟁’이 그것이었다. 이 때 끌려간 박평의, 심당길(심수관의 선조)은 일본이 자랑하는 사쯔마야키를 구워냈고, 살아서 숨쉰다는 하기야키(萩燒) 역시 이작광과 이경 형제에 의해 개발되었다. 다카도리야키(高取燒)도 도공 얏산(八山) 부부에 의해 만들어졌고, 일본의 대표 도자기로 정평난 아리타야키(有田燒)는 이참평(李參平)에 의해 구워지기 시작했다. 아리타야키의 본고장인 아리타시에는 ‘도조 이참평비(陶祖 李參平碑)’가 있다. 왜군에 납치돼 일본에 끌려간 이참평이 도자기의 조상으로 추앙받고 있으니, 이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비문의 일부 구절을 두고 양국 간에 논란이 있었다. “(전략) 게이죠(慶長) 3년(1598) 12월 나베시마나오시게(鍋島直茂)공이 귀국하면서 막료인 다쿠야스아리(多久安順)에게 명하여 이삼평을 대동(帶同)하게 하였다.(하략)”라는 글귀에서 ‘대동’이 아니라 ‘납치’ 또는 ‘연행’이라고 해야 옳다는 것이 우리측 주장이다. 그들은 이참평이 정벌군의 안내역으로 군량미 징발과 우차(牛車) 동원 등을 도왔기 때문에 그대로 두고 오면 위해를 당할까봐 대동했다는 것이다. 고양이 쥐 생각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식탁이나 문갑 위의 도자기를 무심히 보지만 우리나라 도자기 역사는 도자 가마의 고열만큼이나 뜨거운 시련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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