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2 (일)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창룡문] 숫자(數字)

이창식 주필

‘정부는 통계로 국민을 다스리고, 국민은 숫자를 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정부는 기회 있을 적마다 통계를 발표한다. 일반 국민이 이해할만한 통계도 있지만 십중팔구는 난해한 것들이다. 국민은 떨어지기를 바랬던 것이 떨어졌다거나, 오르기를 바랬던 것이 올랐다면 일희일비할 뿐 자세한 것까지는 모른다.

통계는 숫자로 표시된다. 우리가 쓰고 있는 숫자는 크게 세가지다.

하나는 아라비아 숫자인 1, 2, 3, 4, 5, 6, 7, 8, 9, 0이고, 다음이 Ⅰ, Ⅱ, Ⅲ, Ⅳ, Ⅴ, Ⅵ, Ⅶ, Ⅷ, Ⅸ, Ⅹ의 로마 숫자이며, 세 번째가 一, 二, 三, 四, 五, 六, 七, 八, 九, 十으로 끝나는 한문 숫자다.

아라비아 숫자는 1에서 10까지 모두 다르다. 로마 숫자는 Ⅰ, Ⅴ, Ⅹ만 다를 뿐 나머지 숫자는 앞의 세 글자를 합성한 것들이다. 한문 숫자는 一, 四, 五, 六, 七, 八, 九는 다르지만 二, 三, 十은 합성한 것이다.

독창성과 고유성 면에서 아라비아 숫자가 앞서고 명확성도 가장 높다. 뿐만 아니라 ‘0’의 개념은 가장 편리하면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서 보편성면에서도 앞선다.

반면에 로마 숫자는 중요 문서나 일부 논문의 차례 또는 고전적인 문자판에서나 쓰일 정도로 실용성면에서 뒤진다. 한문 숫자는 중국, 한국, 일본과 일부 동남아 지역 국가로 제한되어 있지만 사용 인구는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중국의 13억 인구가 쓰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국제화 시대에 살고 있다. 정치, 경제, 문화, 교육은 물론 생활양식과 언어조차도 고유의 틀에서 벗어나 세계화 추세에 휩쓸려 가고 있다.

우물 안 개구리로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명심해 둘 것은 있다. 아무리 국제화에 성공한다 해도 한국인이 서양인이 될 없고, 서양인 역시 동양인은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쓰기 불편하다 하여 한문 숫자를 버려서는 안될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