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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혼인과 결혼

이창식 주필

5월은 계절의 여왕일 뿐만 아니라 혼인의 계절이기도 하다. 혼례는 4대(관례·혼례·상례·제례) 의례 가운데 가장 경사스럽고 축복해야할 인생대사이다.

그래서 옛부터 이성지합(二姓之合)을 백복의 근원이라 하였다. 혼인(婚姻)이란 남자와 여자가 뜻을 모으는 사회적 약속이면서 둘만의 인격적 약속이기도 하다. 원래 혼인할 ‘혼(婚)’은 남편(사위)을 말하고, 혼인할 ‘인(姻)’은 아내(며느리)를 뜻함으로 혼례란 남자와 여자가 혼인해 부부가 되는 의식을 말한다.

최근에는 혼인 또는 혼례라는 말보다 ‘결혼’이란 말을 많이 쓰고 있는데 이는 바른 말이 아니다. 결혼이란 말은 남자가 여자에게 장가가는 것이 주가 되고, 여자는 단지 곁붙어 따라가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혼인이라고 해야 남자는 여자에게 장가들고, 여자는 남자에게 시집 가는 것이 되어 남녀평등의 원칙에 맞다. 우리나라의 헌법이나 민법 등 모든 법률에서도 결혼이란 용어는 쓰지 않고 ‘혼인’이라고 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혼인 때 양가 또는 어느 한쪽에 전달하는 축하금 봉투에 ‘축결혼(祝結婚)’ 혹은 ‘축화혼(祝華婚)’이라고 쓰고 있는데 이것 역시 바른 쓰임이 아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축결혼은 신랑의 경우 신부에게 장가드는 것이니까 무방할지 모르지만 신부댁에 축결혼하면 시집 가는 신부에게 장가드는 것을 축하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써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양쪽 모두에게 결례가 되지 않으면서 축복과 격려를 전하는 용어는 무엇일까. 장가가고 시집간다는 뜻이 두루 담긴 ‘축혼인(祝婚姻)’ 또는 ‘화촉(華燭)’이라고 쓰는 것이 옳을 듯 하다. 최근의 혼례식은 장터를 방불케하는 예식장에서 뚝딱 해치우기 때문에 축의금 봉투의 용어 따위는 무시되고, 하객을 맞는 혼주의 감사 인사도 건성이다 보니 손목 한번 잡아보고 북적대는 식당에서 게 눈 감추듯 요기한 뒤 나오는 것이 전부다. 그래도 하객으로 초대받아 혼례식에 참석해야할 처지라면 바른 표기를 하여 축하를 전한다면 언어 순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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