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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통령과 ‘감성 정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법관을 임명할 때 “새로 임명될 인사는 독립적인 사고를 지닌 분으로, 감성이 풍부하고 사람들의 희망과 역경을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1935년 미국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대공황으로 고통받는 노인들을 위해 사회보장법을 제정하면서 감성을 펼쳤다.

감성은 수동성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한 유한성을 나타내는 반면, 인간과 세계를 잇는 원초적 유대로서 인간 생활의 기본적 영역을 열어 주는 역할을 한다.

즉, 이론적 인식에서는 이성적 사고를 위한 감각적 소재를 제공하고, 실천적·도덕적 생활에서는 이성의 지배와 통솔을 받을 감정적 소지(素地)를 마련하며, 미적(美的) 인식에서는 자신의 순수한 모습을 나타냄으로써 인간적 생의 상징적 징표(徵表)가 된다.

감성은 느낄 감(感)에 사람이 타고난 성질인 성품 성(性)을 합친 말이다. 사람들은 감각 기관에 의한 물리적 지각 현상을 토대로 참된 지식을 얻는다. 감성은 감정과 대비되어 쓰인다. 정은 사람마다 다르며 위치나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이것은 매우 주관적인 것으로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무쌍하며 조금은 제멋대로인 것이다. 이에 비해 성은 이런 다양한 모습의 정신 속에 자리하고 있는 근본 원리나 법칙을 말한다.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 다섯 가지는 떳떳하고 변하지 않는 성품을 가리킨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취임사 마지막에서 “우리는 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적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격화된 감정 때문에 우리의 애정의 유대가 긴장되었을지 몰라도 그것이 끊어져서는 안 됩니다”라고 감성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

오늘날 대통령과 대(對) 의회관계에 있어 의회의 협력 없이는 어느 대통령도 정책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효율적 국정운영을 이루어 낼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세계 각국의 대통령은 입법적 리더십으로 양당의 의회 지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감성의 옷을 갈아입고 있다.

이벤트식 홍보로는 좀처럼 국민을 감동시킬 수 없다. 감성시대를 맞이하여 정부도 ‘감성정부’의 속옷을 함께 입어야 한다.

‘감성정부’란 첫째, 국민들의 감성을 고려해야 한다.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감성 부분을 챙기되, 그들이 싫어하는 것은 피하고, 그들이 원하는 좋은 감성을 추구하는 쪽으로 행정을 펼쳐야 한다.

둘째, 감성이 있는 행정을 수행해야 한다. 정부의 행정은 헌법과 법규를 토대로 이루어지는 만큼 각종 법규도 감성을 고려한 상태로 만들어져야 한다.

셋째, 국민들의 만족감, 행복감을 높여 주어야 한다. 국정운영, 행정수행자 처지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국민감정에 거슬려서는 곤란하다. 따라서 정부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감성정부’의 가슴으로 국정을 펼쳐야 한다.

이성정부에 의해 기본적인 행정이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국민의 행복을 완성시켜야 한다. 정책의 최종판단을 국민 만족에 두고 추진되는 정책은 세심한 국민감정을 살펴야 한다.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하버드에서 평균 C학점 보통 학생이었으나, 사교클럽인 ‘포슬러언(Porcellian)에 들어가지 못해 안달하던 학생이었다.

그러나 그는 전시중인 1943년 1월 카사블랑카에서 처칠 영국 수상과 미·영 합동군사 작전을 이뤄낸 감성외교술로 4대 자유에 기초한 세계질서를 구축하게 된다.

그가 스스로 감성의 소유자가 되어 철학 있는 감성리더십으로 국민들이 고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겠다고 역설했다.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는 “국민을 설득하고 감성적 동의를 얻는” 토론이 진행되었다.

한 참석자는 “논리적 설득 못지 않게 국민의 감성적 동의를 얻어 정부가 추구하는 법치가 차갑고 엄정한 면만 있는 게 아니며 따뜻한 법치임을 알려야 한다”며 “건전한 비판세력은 보다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이 창원시에서 자전거 타는 영상을 여러 번 보았다. 고감성 디자인을 갖춘 글로벌 자전거 브랜드를 육성하고 자전거 타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프로젝트가 우리 일상에 스며들기를 기대한다.

‘깨끗한 정부’, ‘따뜻한 정부’, ‘든든한 정부’를 꿈꾼다. 먼저 챙겨 입어야 할 속옷은 ‘감성정부 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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