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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성 청룡초교가 보여준 가능성

지난달 29일 필자에게 ‘청룡아이들의 화성나들이전’이란 제목이 붙은 메일 한통이 날아 들었다. “화성 땅 비봉면의 67명이 전교생인 작은 시골학교에는 문구점도 없고 PC방도 없습니다. 학교 앞에는 이름 모를 풀꽃과 나무가 있고 땀 흘리며 쌀농사, 참외농사 짓는 동네 어른들의 모습이 전부입니다”로 시작되는 메일은 수원시 팔달구 북수동에서 ‘대안공간 눈’이라는 소규모 전시장을 운영하는 지인이 보낸 것이었다.

페이지를 넘기니 초등학교 학생들이 손수 그린 농촌풍경들이 소담스럽게 담겨 있었다. 이들은 폐교위기를 겪었던 농촌의 작은 초등학교 학생들이 미술특성화 교육을 시작한지 1년만에 외부에서 전시회를 갖게 된 것이다. 화성시 비봉면에 위치한 청룡초등학교 미술 특성화반 ‘김홍도반’ 학생 13명이 그동안 갈고 닦은 미술작품들을 그것도 도시에 있는 전시장에 당당하게 선보이게 된 것이다.

서양화를 맡고 있는 이 학교 김혜신(36·여) 교사는 “10여년의 도심 속 교직생활을 뒤로 하고 3년 전 청룡초등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은 영어 학원, 수학 학원, 예체능 학원을 전전하는 도시의 아이들과는 너무도 다른 아이들이었다. 까맣게 탄 얼굴로 앞마당서 캐온 쑥이라며 신문지에 둘둘 말아 선생님께 쥐어주는 맑은 아이들이 바로 우리 청룡의 아이들”이라며 회고한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2008년부터 전통미술부를 만들어 ‘신사임당반’이라고 이름 지었다. 얼마 안되는 전교생이지만 한 달에 한 번씩 미술시간이면 전통 미술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13명의 화동들이 모인 ‘김홍도반’은 일주일에 3일씩이나 6시간의 미술 공부를 했다고 한다. 화선지 위에 자신의 꿈을 그리게 된 것이다.

이때 한국화를 맡은 지옥진 외부강사가 합류하게 된다. 늘 자상하게 아름다운 세상을 다양한 재료로 표현해 왔다. 직접 천연염색한 한지 위에 먹으로 꽃도 그리고 종이를 오려 붙여가며 한지공예도 하고 판화, 조각, 때론 흙을 주무르며 도자기를 만들기도 한다. 다루지 못하는 표현과 소재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 학교는 미술반이 신설된 지난해 화성교육청이 주관하는 학생예능대회 미술부문 5개 분야 중 4개 분야를 석권하는 등 크고 작은 대회에서 10여개의 상을 받았다. 이같은 소문이 퍼지면서 올해에는 수원, 안산 등 인근 지역의 미술 지망생들이 전학을 오기 시작했고 인근 지역으로 통학버스도 운영하게 됐다. 청룡초교가 농촌학교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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