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한다. 역설법이다.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한 두 차례의 실수나 실패를 경험하게 마련이다. 특히 발명가의 경우 실패는 다반사(茶飯事)일 수밖에 없다. 그들은 실수나 실패를 교훈삼아 칠전팔기의 의지를 키운다.
에디슨도 전구를 연구할 때 2만여 회의 실험 끝에 성공했다. 만약 에디슨이 1만 9900번쯤에서 실험을 포기했다면 전구 발명은 다른 발명가의 몫이 되었을 것이다. 왜정 때 유행한 성병이 매독(梅毒)이었다. 매독을 치료하는 주사약을 일명 ‘606호’라고 했다. 이 약은 605회나 실패한 끝에 606회 만에 성공했다. 그래서 주사약 이름을 ‘606호’라고 명명한 것이다.
최근 한여름 같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미니스커트 차림의 여성들이 부쩍 늘어났다. 경제가 나빠지면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일설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미니스커트는 ‘여성을 아름답게, 남성을 행복하게’라는 새로운 미철학(美哲學)을 탄생시켰다. 1966년 영국 런던의 어느 조그만한 양장점에서 33세의 재단사 아주머니는 손님으로부터 주문받은 롱스커트를 만들다가 큰 실수를 범했다.
주문서에 적힌 8자를 3자로 잘못 보고 5인치나 짧은 치마를 만든 것이다. 손님은 물론 재단사도 놀랐다. 재단사 메리켄트 여사는 이 때 번득이는 영감을 얻었다. 손님이 벗어놓은 치마를 무릅 위까지 더 짧게 짜르고 다시 입혀 보았다.
손님은 자신의 각선미와 짧은 스커트가 잘 조화되는 것을 보고 만족했다. 재단사가 실패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손을 놓았더라면 세기적인 의상 미니스커트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특허를 따낸 이 치마는 영국에 거액의 외화를 벌게 했다.
우리 정부는 과학 진흥을 위해 투자를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과학’ 하면 최첨단 과학을 목표로 삼지만 사소한 것의 발명도 중요하다.
우리 민족은 워낙 두뇌가 명석한데다 손 재주가 좋고 창의력도 뛰어나다. 그래서 기대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