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단절된 산림으로 로드킬(동물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수원 지역을 중심으로 생태 이동 통로 설치(eco-bridge)를 위한 주민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21일 수원시의회 등에 따르면 수도권서부고속도로㈜는 오는 2013년 완공 목표로 화성시 봉담읍 수영리와 광명시 소하동을 잇는 길이 27.6km에 이르는 지방도 309호선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도로 건설로 인해 서수원 주민들의 휴식처인 칠보산 동쪽 자락이 단절되자 권선구 금호동 주민들과 이 지역을 지역구로 둔 홍기동(평.금호동) 시의원 등이 경기도와 국토해양부 등에 생태 통로 설치를 요구해 왔다.
결국 민자사업 시행자인 수도권서부고속도로㈜는 주민 요구를 받아 들여 칠보산 동쪽 자락에 파형강판교 형태의 생태 통로를 설치하기로 했다.
해발 238.8m의 칠보산에는 다람쥐, 고라니, 멧돼지 등 중.소형포유류와 칠보치마, 물질경이, 물수세미 등 희귀식물과 습지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 지난 1991년 영동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수원 광교산이 단절되면서 수원시의회 광교산 특위 의원들이 시민 1만3천여명으로 부터 받은 서명부를 한국도로공사에 전달하는 등 생태 통로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광교산 특위가 건설하려는 생태통로는 지난 1991년 11월 4차선으로 건설된 뒤 2001년 5월 6차로로 확장되면서 광교산 자락 120m를 관통하고 있는 구간이다.
이 구간이 단절되면서 광교산 10개 등산로 가운데 가장 긴 구간인 광교헬기장∼한철약수터∼거북바위∼금당약수터∼청련암 코스 중 거북바위에서 청련암 구간이 끊겼고 동물의 이동이 불가능해지면서 생태계도 교란되고 있다고 광교산 특위는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인간의 간섭이 적고 등산로로 이용되지 않는 지역이라 생태통로 설치가 필요 없고 등산로를 연결하는 것은 생태통로 설치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성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수원시의회 광교산특위 한 의원은 “광교산 자연 생태계 복원 차원에서 생태이동통로는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