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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대통령의 말

안병현 논설실장

같은 의미를 가진 말이라도 장소와 시간, 대상자들에 따라 받아들이는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리고 말하는 사람의 지위와 말의 억양, 속성에서도 전달되는 말의 뜻은 천양지차다. “말로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말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하는 말이다. 딱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위에 따라 해야 할 말과 해서는 안될 말이 구분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전에 거침없는 화법으로 유명하다. 때에 따라서는 속 시원하게 국민들 마음을 뚫어 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대통령으로서 하지 않아야 할 말을 하기도 해 실망을 주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대상을 가리지 않은 감성적인 화법이 유명하다.

노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03년 3월 평검사와의 대화에서 “이쯤 가면 막가자는 거죠”라고 한 말은 오랜동안 회자됐다. 그해 5월에는 “대통령직을 못해 먹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특히 2004년 3월 11일 인사청탁 혐의로 검찰수사 받던 남상국 전 대우건설사장을 지목해 “좋은 학교 나온 분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주고 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노 전 대통령의 말은 끊이지 않는다. ▲“언론은 구조적으로 대단히 집중된 권력을 갖고 있지만 국민으로부터 검증이나 감사받은 적이 없다. 통제되지 않은 권력, 검증받지 않은 권력은 대단히 위험하다”(2003년 3월 청와대 비서실 워크숍에서) ▲“자기들 나라 자기 군대 작전통제도 한 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놔놓고 나 국방장관이오, 참모총장이오. 그렇게 별들 달고 거들먹거리고...”(2006년 12월 전시작전권 환수를 반대하는 예비역 장성들을 행해) ▲“혹시 한국의 지도자가 독재자의 딸이니 뭐니 이렇게, 제가 그렇게 말한다는 게 아니고 해외 신문에서 그렇게 나면 곤란하다는 얘기다”(2007년 6월 평가포럼 초청 연설에서 당시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를 지칭하며)

말로 기억에 남는 대통령보다는 국민의 마음을 알아주는 진정한 대통령으로 기억되는 대통령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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