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자연 속에서 푸른빛 동심을 낚다
하천이 오염되지 않았던 시절 냇가에서 물장구치며 놀아본 적도 우물에서 갓 퍼 올린 지하수를 바가지 한가득 담아 목구멍으로 넘길 때의 그 시원함을 느껴보지 않은 요즘 어린이들이 마음속에 품은 물의 세계는 어떠할까.
혹시 물고기라곤 살 것 같지 않은 냄새나는 하천과 기름에 절어 죽어가는 철새 등을 떠올리지 않을까 저으기 걱정된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어른들의 부질없는 기우다.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지역본부가 ‘제4회 물 사랑 나라사랑’ 그림공모에 응모한 초등학생들의 그림은 너무도 밝고 맑다.
하천엔 생태계의 바로미터인 수달이 등장하고 썰물로 물 빠진 서해바다엔 조개 잡는 정경이, 냇가에선 온 가족이 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광경이 펼쳐진다.
수공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물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물 사랑을 심어주기 위해 지난 3, 4월 14일간 공모한 어린이 그림그리기엔 총 954점이 접수, 이중 18명이 입선돼 지난 22일 사장상과 본부장상을 품에 안은 기쁨을 누렸다.
대상을 받은 하영서(문원초 4년)의 ‘엄마수달의 바쁜 하루’는 착상 자체가 기발했다는 평을 받았다.
소재를 멸종위기종인 수달을 선택한 것도 그렇지만 엄마수달의 사냥하는 모습을 담아 건강한 우리의 자연을 화선지에 올렸다.
물에 덤벙 뛰어들어 물고기를 낚아챈 순간의 표정과 자신을 잡으려는 줄 알고 혼비백산 뭍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개구리, 그 모습을 지켜보는 수달가족과 부엉이의 나열은 절묘하다.
온 가족이 바다에 나들이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이재천(과천초 6년·금상)의 ‘조개잡이’는 한 폭의 수채화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파도에 허리를 굽히고 조개를 줍는 모습 뒤로 대교와 중첩된 산맥이 보노라면 눈의 피로가 풀린다.
관문초등학교 4년 남원희(관문초 4년·금상)의 ‘계곡’은 깔깔대며 웃음소리가 숲으로 번져간다.
‘물고기잡기’(이영빈 관문초 5년·은상), ‘즐거운 물놀이’(정지혁 과천초 1년·은상), ‘강가의 추억’(신소라 관산초 4년·은상)에 등장하는 물고기와 거북이 사람은 한결같이 웃는 표정으로 건강한 강과 하천, 바다를 상징했다.
이들 그림을 접한 심사위원들은 “어린이들 작품이라기엔 사실묘사가 뛰어나 놀랐다”며 “아이들이 우리네 자연을 아름답게 그려 미래 환경이 무척 밝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입선 어린이들은 이날 상장과 상금을 들고 세계 규모의 최첨단 수돗물 통합시설인 수도권광역상수도 통합운영센터와 물 홍보관 등을 견학하며 또 한번 물의 소중함을 마음에 간직했다.
대상의 주인공 하영서양은 “뜻하지 않게 큰상을 받아 기쁘다”며 “앞으로 물을 더욱더 아끼고 사랑하겠다.”는 소감을 밝히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