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예멘 북부 사다에서 납치된 한국인 엄모(34.여)씨가 사망한 것으로 정부가 16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관련기사 4면>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날 “예멘 한국 대사관에서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엄씨를 포함해 성인 6명과 어린이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나머지 어린이 1명과 성인 1명의 생사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전날 현지에서 근무중인 한국인 의사를 통해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이날 오후 1시쯤 엄모(34.여)씨의 가족이 거주하는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H아파트에는 적막함과 슬픔이 감돌았다.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엄씨의 가족 모두가 서울 외교통상부로 떠난 탓에 아무런 인기척도 없었으며, 몇몇 언론사 취재진들 만이 집앞을 지키고 있었다.
또 집 앞에는 평소 엄씨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것처럼 아버지와 엄씨가 다녔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 교회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고, 엄씨의 집 현관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이웃에 살고 있는 한 주부(32)는 “바로 이웃에 살고 있는 분의 자녀가 피살되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과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며 “평소 왕래가 많지 않아 집안 사정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기운 차리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익명을 원하던 또 다른 주민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엄씨 등 국제의료봉사단체인 ‘월드와이드 서비스’ 소속 단원 9명은 지난 12일 오후 4시쯤 예멘 수도 사나에서 북쪽으로 200㎞ 떨어진 사다에서 나들이를 나갔다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