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이면 수원시가 시승격 60돌을 맞는다. 광복절 64돌과 같은 날이어서 겹경사라 할만 하다. 60돌은 인간으로 치면 환갑이다. 원래 환갑은 배냇나이부터 따져 61세 되는 해 생일날을 말하는데 만으로 따지면 60세 생일날이 된다. 환갑은 회갑(回甲), 화갑(華甲), 화갑(花甲), 주갑(周甲)이라고도 하는데 ‘華’자를 파자(破字)하면 ‘六十一’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환갑 잔치를 언제부터 했는지는 자세치 않으나 고려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환갑잔치를 수연(壽宴)이라고 하는데 잔치를 앞두고 운자(韻字)를 내서 시를 짓게 하여 잔칫날에 발표함으로써 흥을 돋우웠으며 이 시를 모아 ‘수연수첩(壽宴手帖)’을 만들어 자손 대대로 전했다.
수원시도 환갑잔치에 버금가는 60돌 기념행사를 준비 중인데 우선 눈에 띄는 것 세가지를 볼 수 있었다. 첫째는 60주년을 기념하는 ‘수원시사(水原市史)’ 편찬위원회가 발족된 일이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수원시60년사(水原市60年史)’로 오해하고 있어서 바로 알릴 필요가 있다. 둘째는 시승격 60돌을 알리는 배너가 거리마다 내걸린 것이 보기 좋다. 셋째는 수원예총(회장 김훈동)이 산하 단체인 문인협회, 미술협회, 사진협회, 건축협회, 음악협회, 연예협회 소속 회원들의 작품을 한데 묶은 ‘수원을 노래한다’ 책자를 펴낸 일이다. 분야별 중견 작가의 작품이 망라돼 수원예술의 단면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데다 몇몇 작품은 사료적(史料的) 가치가 있어서 60돌 기념 문집으로서는 한몫했다고 할만 하다. 다소 과장된 표현이 될지 모르지만 예전 환갑잔치 때 지인과 친척들의 헌시(獻詩)를 묶어 후손에 전했다는 ‘수연수첩’에 견줄만 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 같다.
60년은 결코 짧은 시공(時空)이 아니다. 특히 수원시가 겪어온 60년은 한국전쟁, 자유당과 유신독재, 민주화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전 과정을 함께한 고난의 나날이었기 때문에 그 의미와 감회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