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 자도 쏟아지는 잠 제대로 주무신건 맞나요?
주간 졸림증(daytime sleepiness)은 낮 동안에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몹씨 졸립거나 낮 시간대 잠을 억제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하며 성인 10명 중 1명이 주간 졸림증을 앓고 있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그냥 넘기기엔 곤란한 건강 문제로 의학계는 보고 있다.
속담에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잠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는 “잠 한번 푹 자봤으면”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그런데 문제는 잠을 충분히 잔 것 같은데 늘 잠이 부족한 것 같은 개운치 않는 경우가 있다.
직장인 가운데 상당수는 매일 아침이 고역이라고들 말한다. 밤잠을 설치지 않았는데도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찌뿌듯하게 느껴지는 경우다.또 낮 근무시간에는 웬 졸음이 그렇게 찾아오는지 직원들 눈치보느라 애를 먹곤 하기도 한다. 어떤 이가 건강에 이상이 없고 음주는 약간하나 흡연은 하지않고 비교적 이른 시간대인 밤 11시쯤 잠들곤 하는데 늘 졸리고 피곤하다면 한번쯤 자신의 밤시간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이 때겁먹을 필요는 없고 잠자리 질에 대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도움말: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윤인영 교수
◇잠자리 습관 중요
잠을 7~ 8시간 정도 충분히 자는데도 늘 피곤하다면 질 좋은 잠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잠들면서 90분 주기로 1~ 2단계의 얕은 잠에서 3~4단계의 깊은 잠으로 빠졌다가 다시 얕은 잠으로 돌아오는데 이 주기의 끝에 꿈을 꾼다. 이처럼 수면의 각 단계가 적절하게 존재할 때 정상수면이라 할 수 있는데 건강한 어른들은 하룻밤에 수면주기를 4~5차례 반복한다. 이렇게 사람들은 보통 하룻밤에 50%는 얕은 잠에 들고 20%는 깊은 잠을 자며 30%는 꿈을 꾸면서 보내는 셈이다.
사람의 뇌는 깊은 잠에서 델타파를 내는데 이때 인체는 낮동안에 쌓인 피로를 풀고 단백질 합성 등을 해서 다음날 활동에 대비한다. 때문에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지름길은 델타수면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일정한 기상시간을 유지하고 운동을 적절히 하고 낮잠은 가능한 피하는 등의 올바른 수면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주간 졸림증이 있다면 야간 수면다원검사와 주간의 입면잠복시간 반복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밤에 잠을 잘 이루는 지, 그렇지 않다면 원인이나 이유가 있는 지를 기록하고 수면단계와 수면구조를 판독해 종합적으로 수면과 관련된 진단과 치료 방법을 제시해 준다. 입면잠복시간 반복검사는 주간 졸림증이 병적인지 정상적인지 판단하기 위해 수면단계와 입면잠복시간을 반복적으로 기록해 판독하는 것이다.
주간 졸림증 환자와 일반인과 수면시간 차이는 거의 없다. 있다면 낮 시간대 졸린 증상을 야기할 수 있는 다양한 수면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이 나쁠 때나 질병이 있을 때, 스트레스가 과다할 때, 우울증이 있거나 불안장애가 있을 때, 불면증이 있거나 수면 무호흡이 있을 때 주간 졸림증이 유발되고 있다.
◇수면 무호흡증
충분한 시간동안 잠들었어도 졸리웁다면 잠의 질이 문제다. 수면무호흡증은 대표적으로 잠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밤새 한번도 깨지 않고 코를 드르렁거리며 잠들어 잠을 잘 자는 것으로 여길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수면패턴을 보면 3, 4단계의 깊은 잠이 거의 없고 한시간에 수십번씩 모호흡 상태를 겪으며 1, 2단계의 얕은 잠만 잔다. 때문에 기상해도 잔 것 같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수면 무호흡증 증상을 보이면 반드시 수면장애 클리닉을 방문해 정확한 검진과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수면클리닉에서 보통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상기도양압술을 권한다. 기도로 공기를 흘려넣어 숨이 막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마스크를 구입해 쓰는 방법으로 비용은 다소 고가이나 자고난 후 상쾌하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코골이 수술’을 하지만 이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기면증(嗜眠症)
졸음과 무기력감을 발작적으로 느끼는 질환이다. 밤에 조용히 잠을 잘 자도 낮에 갑자기 졸음에 빠진다면 기면증을 의심해야 한다. 동반되는다른 증상으로 기쁘거나 화가 나면 힘이 갑자기 빠져서 주저앉는 경우가 있다. 기면증 환자는 수면 장애를 앓고 있다고 봐야한다. 기면증은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우울증
우울증도 주간 졸리움을 불러온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자살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체중이 증가하거나 또는 감소했다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주간 졸리움을 호소하며 수면클리닉을 찾는 환자 중 상당수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불면증
밤시간에 잠이 오지 않아 걱정인 경우도 있다. 자다가도 자주 깨고 한번 깨면 잠들기 어렵다. 자는둥 마는둥 밤을 보내면 낮에는 몹시 피곤하며 졸린다. 일시적인 스트레스에 의한 불면증은 쉽게 호전되지만 불면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주간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면 반드시 수면클리닉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전문의의 진단 없이 수면촉진제를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일정한 기상시간을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에 나서고 낮잠은 가능한 피하는 등의 올바른 수면습관을 기르는 등의 수면위생을 지키면 불면증을 이겨낼 수 있다.
◇특발성 수면과다증·반복성 수면과다증
특발성 수면과다증과 반복성 수면과다증도 주간에 졸리움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특발성 수면과다증은 이유없이 밤에 충분히 잤어도 아침에 깨기 힘들어 하는 잠에 취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졸린 상태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하거나 두통, 기립성 저혈압, 말초혈관장애 등을 동반한다.
반복성 수면과다증은 일년에 2~ 3차례, 몇 일에서 몇 주씩 지속되는 수면과다증을 반복적으로 보이는 것으로 이 시기가 지나면 정상적으로 생활을 한다. 가장 잘 알려진 형태가 클라인-레빈 증후군(Kleine-Levin syndrome)으로 수면과다증과 폭식 현상을 보이거나 과잉 행동을 나타내기도 한다. 수면과다증이 있는 시기에는 시간과 장소, 상황 혹은 환경 따위를 올바로 인식하는 지남력(指南力)이 없어지고 우울, 짜증, 난폭행동, 환청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도 항우울제, 수면제, 항정성병약물, 항경련제, 항히스타민제 등도 낮에 참을 수 없는 졸음을 낳는다. 두부외상, 뇌염, 뇌졸중, 알츠하이머 병 등 신경계 질환이나 주기적 사지운동증 등의 질병도 주간 졸림증의 원인이다. 약을 바꾸거나 질병을 치료해야 한다.
또 커피 복용량이 하루 6잔 이상이거나 흡연량이 하루 25개피 이상인 경우와 과체중일 때도 주간 졸림증이 심할 수 있어 이를 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