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혈관은 모든 사람의 가슴 속에 있다.” 칼라일이 한 말이다.
“산문과 운문의 언어 사이에는 본질적 차이가 없고 또 있을 수도 없다.” 워즈워스가 남긴 말이다.
이같은 이해 차이를 설득하기 위해서인지 J.웨인은 “시와 산문의 관계는 댄스와 평범한 걸음의 관계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시는 시인이, 산문은 수필가가 쓰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고, 장르도 시와 수필로 분리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두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들이 늘고 있다.
일찍이 워즈워스와 J.웨인이 말한 그대로의 시대가 온 것이다.
경기문단에도 시와 수필을 모두 쓰는 ‘두 길’ 작가가 더러 있으나, 시집과 수필을 동인지에 발표하는데 그치지 않고 단독 시집과 수필집을 잇따라 펴낸 부부 작가가 있어서 화제다.
주인공은 남편 송후석(73세)씨와 부인 박청자씨다. 송 작가는 오랜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은퇴한 뒤 월간 ‘수필문학’ 천료로 수필가가 되고, 월간 ‘한국문인’을 통해 시인이 됐다. 수필집으로 ‘개동모자’, ‘모순’, ‘백미’, ‘그림의 떡’이 있고, 시집으론 ‘웃음 꽃’, ‘할미 꽃’, ‘마음 꽃’, ‘소금 꽃’, ‘하야 눈물’ 등 5권을 상재했다.
박청자 작가는 월간 ‘수필문학’ 천료로 수필가가 되고, 따로 시단의 천료를 거치지 않았지만 경기시인협회에 가입하면서 시작(詩作) 활동을 시작했다.
수필집으로 ‘아버님 우리 아버님’, ‘차호에 담은 정’, ‘그래도 길들여진 남편이 좋다’, ‘할머니 사랑’, ‘늦화로에 담긴 정’, ‘길은 열려 있다’ 등 6권이 있고, 시집으론 ‘초저녁 이슬이 옷깃을 적시네’, ‘시화호 갈대 습지’, ‘빛바랜 그림처럼’, ‘아버지의 눈물’ 등 4권을 출간했다.
부부는 닮아 간다고 했다. 두 작가의 일상은 어떤지 알 수 없지만 문학에 관한한 닮다 못해 똑같다는 느낌이 들고, 더구나 부부가 합쳐서 수필집 10권, 시집 9권을 펴냈다는 것은 우리 문단 최초의 일이 아닐까 싶어 경탄을 금치 못한다. 황금기를 살고 있는 두 작가의 건필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