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호수로 유명한 의왕시는 지난 1989년 1월 1일 시로 승격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살림살이가 넉넉치 못했다. 의왕시의 재정자립도는 45.9%로 전국 시평균 54.9%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비교적 살림살이가 나은 경기도내 시지역과 비교해서는 더욱 빈곤하다. 의왕시가 이처럼 재정이 빈약한 것은 넓지 않은 면적에 그린벨트 등 이런저런 규제가 많이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왕시에 요즘 경사가 났다. 삼천리자전거 공장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이렇다할 제조공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의왕시의 전광석화 같은 행정처리가 단연코 화제다.
삼천리자전거는 오전동 151의 1 일원 옛 해태제과 부지 8천309㎡에 지상3층, 연면적 1만2천701㎡ 규모의 생산공장을 설립하겠다는 내용의 공장신설승인 서류를 지난 24일 시에 접수했다. 접수 다음날인 25일 시는 11개 부서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해 실무종합심의회를 열고 삼천리자전거 의왕공장 신설 승인을 하루만에 처리했다.
공장신설 승인에는 통상 2주일이 소요되지만 부서간 사전조율을 통해 삼천리자전거 의왕공장 승인건을 신속히 처리했다고 시는 설명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삼천리자전거가 중국에 공장을 운영해오다 국내 자전거 이용자가 크게 늘며 수도권시장 공략을 위해 의왕에 공장을 건립키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책인 녹색성장에도 들어맞아 그동안 부지알선 등 삼천리자전거 공장 유치에 힘써왔다”고 말했다.
의왕시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은 삼천리자전거는 오는 7월 착공해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삼천리자전거 의왕공장에서는 연간 10만대를 생산, 매출액은 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왕공장에서는 우선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전거 부품을 들여와 조립 후 포장해 수도권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공장부지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1대당 50만원 이상 가는 고가 자전거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요즘 녹색성장 시대를 맞아 자전거가 단연 인기 상품이 되었다. 그간 우리나라는 자전거 불모지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자전거 인구는 크게 늘고 있었지만 중국산을 들여다 상표를 붙여 파는 정도였다. 산악자전거 마니아들이 필요로 하는 장비들은 전량 외국에서 수입해 외화를 낭비한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의왕시가 국산자전거를 생산해 우리국토를 수 놓는 기지역할을 해내고 나아가 자전거가 지구를 지키는 첨병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전초기지로 의왕시가 기록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