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독서는 사람의 근본은 다스리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학문에 뜻을 두거나 목표가 정해진 독서가 아니라도 책읽기는 우리생활에 그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책 읽는 습관 고취를 위해 각 학교에서는 독서 왕을 뽑기도 한다. 그만큼 책읽기는 인생의 중요한 가늠자역할을 한다. 남자로 태어나서 한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중국고사에서부터 책 읽기에 대한 예찬론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치 않는 진리로 여겨진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에게는 책의 향기가 난다고도 했다. 그래서 무엇보다 책을 읽어야 세상일의 갈피를 잡을 수 있고 그 세상일을 밑뿌리부터 알 수 있다고 했다.
독서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쇄매체의 퇴보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성인들의 독서량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1년에 신문이니 잡지, 만화 등을 제외한 일반 책을 1권 이상 읽는 성인비율이 72.2%로 크게 줄은 것이다. 초, 중고생 역시 학교 교과과정 이외에 독서수준이 전년보다 낮아졌다. 이러한 현상조차 경제 불황의 여파로 끌어들이기에는 어딘가 어색한 점이 보인다. 본래 독서는 주변이 시끄럽고 복잡하게 돌아갈수록 그 독서량이 늘어나야 맞는 말이 될 터이기 때문이다.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했지만 그것도 벌써 먼 옛날얘기로 전락해버린 지 이미 오래다. 날씨가 좋은 가을에는 야외활동이 풍부해지기 때문에 최근에는 찌는 무더위 철이 독서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로 바뀐 것이다. 바캉스다 뭐다 해서 산으로 바다로 나가는 것도 좋지만 한 여름철 비몽사몽 헤매면서 읽는 몇 줄의 책읽기는 더위도 쫒고 머리도 식히는 최고의 피서법이 될 터이다. 꼭 독서 삼매경이 아니라도 졸리면 자고 눈뜨면 또 읽고 2~3일 간의 휴가를 즐기기에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어야 사람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옛말이 새삼 다가오는 계절이다.
경쟁을 위한 독서를 진정한 책읽기라 하지 않는다. 입시전쟁, 취업전쟁을 이기기 위한 공부와는 별개로 책읽기는 우리에게 참으로 소중한 자산을 제공한다. 이른바 올바른 사람이 되기 위한 우리교육의 모체도 결국은 다양한 책읽기가 그 근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읽기는 정독이 됐건 다독이 됐건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 한권의 양서가 주는 생활의 여유로움을 경험하지 못해본 사람은 모른다. 올 여름 무더위는 근사한 책 몇 권 읽는 것으로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