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악화설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에 대한 건강 악화설은 작년 8월 김 위원장이 뇌혈관으로 쓰러진 이후 건강을 회복하면서 잦아들더니 최근 들어 또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중요한 모든 일들을 자신이 직접 챙겨오는 1인독재 체제를 유지해 왔다.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설은 북한이 심각한 체제위기에 봉착할 수 있어 중요한 문제다.
지난 2004년 KBS 정연주 사장은 진원지를 알 수 없는 근거 없는 소문들에 휩싸였다. 가장 치명타는 ‘건강악화설’이었다. 정 사장이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면서 퍼지기 시작한 ‘건강악화설’은 퇴원을 하고도 “지병이 악화돼 도저히 업무를 볼 수 없을 지경”으로 부풀려졌다. 그러더니 이 소문은 “정 사장 스스로 KBS 사장직을 던지고 물러나기로 했다”는 ‘사퇴설’로 둔갑했다. KBS 사장으로서의 지휘체계에 큰 타격을 입혔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김용서 수원시장이 난데없는 ‘건강악화설’에 휘말리고 있다. 김 시장은 자신의 건강악화 내용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유포한 사람을 처벌해 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전 일부 시민에게 발송됐다는 문자메시지는 발신자 표시없이 ‘김용서 시장 건강악화로 대행체제 결론. 3선 포기’라는 아주 악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김 시장은 지난 5월 목 디스크 증세로 아주대병원에 입원했다가 정밀검진 과정에서 림프종 초기로 진단돼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1주일 후 퇴원해 정상 출근하며 항암치료를 받았다. 김 시장 측은 “다행히 림프종을 조기 발견해 수술과 치료를 통해 완치 판정을 받았는데 진원지를 알 수 없는 악성 루머가 퍼져 심적 고통이 적지 않다”며 “허위 사실이 확산되는 것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어 경찰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지도자나 정치인들에게 건강상의 문제가 제기되면 치명적인 상처를 안겨준다. 당사자의 이해를 구했든 구하지 않았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건강악화설’을 유포하는 행위는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설령 사실에 근거한다 해도 특정 정치인의 건강문제를 침소봉대해 다수의 사람들에게 알리는 행위는 정당하지 못할뿐더러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다.
김 시장이 몸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팩트는 존재한다. 그러나 김 시장의 이른바 ‘건강악화설’을 확대, 유포해 ‘선거불출마 운운’한 것은 큰 잘못이다. 신속히 수사해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