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물폭탄을 맞은 적은 드물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지역에 따라 집중호우가 나타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쏟아지면 200mm가 넘는 이런 집중호우는 예사롭지가 않다. 이같은 물폭탄의 원인으로 동서로 형성된 장마전선이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다량의 습기를 포함한 남서류가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도 최다 강수량 기록이 깨졌다. 서울 지역에는 이번달에만 12일 중 8일간 407.5㎜에 달하는 비가 왔다. 1950년 이후 최고치다.
같은 기간 역대 최고 강수량은 1940년의 893.5㎜다. 부산에서는 지난 7일 오후 3시까지 1시간 최다 강수량이 73㎜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1991년 7월15일)와 같았다.
우리나라는 6일 이후 전형적인 장마전선이 동서로 형성된 가운데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다량의 습기를 포함한 남서류가 유입됐다. 남서류는 몽골 남쪽에서 연해주로 상층 저기압이 유지되면서 주기적으로 찬공기가 북서풍을 따라 남하해 서해상으로 유입됐다.
이로 인해 장마전선이 활성화됐으며 전선상에서 발달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주기적인 집중호우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또 중국 남해상의 열대저압부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대량의 수증기가 공급돼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원인이 됐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여름철 강수량은 열대 서태평양 해상의 대류활동과 밀접한 관련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집중호우의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는 ‘엘니뇨 모도키’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엘니뇨 모도키’는 전통적인 엘니뇨와 달리 대서양에 평소보다 더 많은 허리케인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오죽했으면 ‘물폭탄’이라고 했을까. 사람들의 비에 대한 관념도 바뀌는 것 같다.
우수와 추억에 젖어 향수에 젖던 비는 이제 아니다.
지루하고 때로는 지겹게 퍼붓는 비로 인해 햇빛을 한번 대하는 것이 소원인 그런 시절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