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세상일 다 내려놓고, 집착을 버리고 내가 누구인지 내 마음이 어디 있는지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여름휴가를 이용, 참 나을 찾아 산사에서 하루 출가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버리려 해도 버려지지 않는, 얻으려 해도 얻어지지 않는 그 무엇을 찾기 위해 산사에서 하루를 보내며 바람결에 들려오는 맑은 풍경소리에 모든 탐욕을 담아 날려버릴 수 있는 기회를 대한불교조계종 직할 흥국사가 마련했다.
16일 흥국사(고양시 덕양구 지축동 위치)종무소에 따르면 여름 방학 및 휴가철을 맞아 일상생활 속에서의 어깨를 짓누르던 일, 인간관계의 갈등과 욕심 등 모든 것을 증발시키고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2009 여름 템플스테이’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기간은 오는 25~27일(2박3일간), 참가인원 80명을 대상으로 어린이 여름 템플스테이를 개최하고 또 8월7~9일까지 청소년 40명을, 7월31~8월 2일까지 일반인 40명이 대상이다.
산사의 일정은 오전 5시 일어나서 씻어요를 시작으로, 예불 및 108대 참회, 마음공부(참선), 아침체조, 도량청소, 마음으로 느끼는 숲속 포행, 주지스님 법문, 내 손으로 부처님을, 차한잔의 여유, 웃음 바이러스, 아하 성불도 놀이 등 오후 10시 취침 시까지의 일정이 다른 생각의 여유를 주지 않을 만큼, 만만치 않다.
흥국사 주지스님은 “이번 여름휴가 기간만이라도 휴대폰을 끄고, 잠시 출가하는 홀가분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인 모든 분들이 소중한 인연이 될 수 있게 끔, 그 만남을 소홀히 여기지 않고, 맑고 향기롭게 이어나갈 수 있는 깊은 인연으로 끝까지 좋은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흥국사는 1300년 전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 서울과 인접해 있고 자연풍경이 수려해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곳엔 추사 김정희가 염불수행의 단계를 아홉 장면으로 그렸다는 극락구품도가 있으며 지하철 구파발역에서 차로 10분 거리로 북한산이 바라다 보이는 경치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