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으로 치닫고 있는 일본의 사회 현실을 구석구석 파헤쳐 르포 형식으로 담은 책. 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르포작가인 가마타 사토시는 30여 년간 고통 받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르포를 써왔는데, 이 책은 그가 일본의 진보적 시사주간지인 ‘주간금요일’에 연재한 기사를 모은 것으로 절망적인 일본 사회의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지 않고 갈수록 보수화, 우경화되는 현재의 일본을 저자는 절망사회로 규정하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모습이 지금의 대한민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문어방’은 문어를 잡기위한 단지를 말한다. 문어는 구멍에 들어가길 좋아하는 습성이 있는데, 한번 단지 속에 들어가면 절대 빠져나올 수가 없다. 더욱 엽기적인 것은 단지를 제거해주지 않으면 이 문어가 제 살을 뜯어먹어가며 6개월이나 버틴다는 것이다. 극악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 할 수 있다.
일본에는 이를 빗댄 문어방노동이라는 말이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자들도 집단수용소내에서 이런 가혹한 강제노동을 견뎌야 했다.
도망치려해도 도망칠 수도 없이 제 살을 파먹으며 버텨야 하는 참혹함과 그로 인한 분노는 현대 일본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일만해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위킹 푸어. 아르바이트와 파트타임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프리터, 파견직에서 쫒겨나 노숙자로 전락한 이들이 모여든 텐트촌 파견마을, 노숙과 PC방을 전전하는 넷카페 난민….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했다가 죽임을 당하고, 젊은이들까지 노숙자로 전락하는 등 거대한 문어방이 되어버린 절망의 일본사회는 지금 실업자가 거리를 헤매고 비정규직이 끝도 없이 늘어나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습과 꼭 닮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