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기의 미국, 혜성처럼 나타난 ‘씨비스킷(SEABISCUIT)’은 미국 각지의 유명마들을 굴복시켰다.
이 경주마는 심각한 부상을 딛고 일어나 재기에 성공, 감동스런 장면을 연출했다.
한국판 ‘씨비스킷’ ‘백광’(국1군·6세)이 오랜 줄기세포 치료를 마치고 복귀했다.
명마 ‘백광’의 과거는 화려했다.
통산 17번의 경주에 출전 9승, 2착 5회, 3착 3회로 승률 52.9%, 복승률 82.4%, 연승률 100%를 기록했다.
3세마였던 지난 2006년엔 ‘문화일보배 대상경주’를 시작으로 ‘동아일보배 대상경주’, ‘농림부장관배 대상경주’를 휩쓸며 대상경주 3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백광’이 출전하면 명마의 레이스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결승선 주변이 혼잡했고 배팅 금액이 상승했다.
이처럼 잘 나가던 명마는 2007년 가을 앞다리 질병이 악화되어 1차로 휴양에 들어갔고 재기전인 2008년 인대염 악화로 출주정지 판정을 받았다.
완치가 어려운 난치병으로 다른 경주마라면 은퇴라는 택할 수밖에 없었으나 이수홍 마주와 배대선 조교사는 줄기세포 치료를 택했다.
한국에선 연구실적도 전무하고 경주마에 사용된 적이 없던 줄기세포 치료가 이루어졌고 19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명마’의 부활과 화려했던 전성기의 성적을 목격하게 될지는 확실치 않다. 줄기세포 치료의 성공여부와는 상관없이 ‘백광’은 어느덧 경주마로서는 중장년기에 속하는 6세마가 됐다.
게다가, 1년이 넘는 휴양은 ‘백광’에게서 경주마의 본성을 앗아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배대선 조교사의 말을 빌리자면, 명마 ‘백광’은 재기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끝을 모르는 집념의 경주마’로 기억될 것이다. ‘씨비스킷’이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