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지역 상당수 저수지들에 대한 준설 작업과 담수 용량 파악 등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홍수 대비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수지를 관리하는 기관이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어촌공사, 수원시 등 3개 기관으로 각각 분산돼 있는 것이 관리 부재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0일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어촌공사,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 지역에는 장안구 송죽동 일왕저수지를 비롯, 원천·왕송·광교 저수지 등 모두 11개의 농업용수 공급 및 홍수 대비 기능을 갖춘 저수지가 있다.
이 중 광교·파장·왕송저수지는 비상 급수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수원 지역 상당수 저수지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홍수 대비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건설된 저수지의 경우 현대화 추세에 따른 농경지 상실로 인해 농업용수 공급량이 급감하면서 단순히 공원 미관 용도로 전락한 실정이다.
특히 저수지를 관리하는 관련 기관은 저수지 담수 용량마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저수지 관리 주체를 두고 책임 회피마저 하고 있다.
이처럼 저수지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수해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 지난 12일 평동 일대 수해에도 영향을 미친 서호저수지의 경우 지난 2002년 서호공원이 조성된 이후 저수지와 공원의 관리가 농촌진흥청과 수원시로 양분 되면서 저수지의 홍수대비 기능을 되찾기 위해 어느 한쪽도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황구지천의 수위를 좌지우지하는 왕송저수지와 일월저수지의 경우 수원시 상수도사업소의 비상 상수원으로의 수량확보와 2005년 저수지 주변의 공원화 등으로 홍수를 대비하는 기능은 상실한지 오래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지난 1980년대 후반 준설작업 후 61만1천 톤을 담수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퇴적물이 겹겹이 쌓여 수심과 저수용량이 얼마나 되는지 조차 파악하기 힘들다”며 “서호저수지 뿐만 아니라 저수지의 홍수대비기능을 되찾으려면 저수지 바닥을 깊게 파는 준설작업을 하는 방법 뿐”이라고 말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비상급수용 저수지를 제외한 지역내 모든 저수지의 준설 공사나 담수용량을 파악하는 것은 소유권자인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어촌공사의 업무일 뿐 지자체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