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까지 안전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업보처럼 떠안고 살아야 할까. 잊을만 하면 터지는 공사현장의 안전사고는 IT강국으로 치닫고 있는 대한민국호의 체면을 여지없이 구기고 말았다.
주말에 전해진 의정부시 신곡동 드림밸리 아파트 부근 경전철 공사현장에서 교각 상부에 놓여 있던 대형 철골 구조물이 무너져 10여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소식은 충격이다. 이 사고는 그간 수도 없이 지적되어 온 공사현장의 안전관리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경찰 수사를 지켜봐야 정확한 사고경위를 알 수 있겠지만 조금만 신경을 썼어도 인명피해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의정부 경전철 공사가 시작된 것은 2007년 7월로 현재 교각 331개 가운데 208개를 설치하는 등 4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교각이 세워진 시내 도로 곳곳에서는 수십톤에 이르는 주황색 철골 구조물이 차선 한 가운데로 떠다니며 상판을 설치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을 지나본 시민이라면 안전대책이 허술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안전대책이라고는 2개 차선을 막은 철재 펜스가 고작이다. 그래서인지 거대한 철골 구조물 밑으로 차가 지나다니는 위험천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또 펜스 사이로 갑자기 튀어나오는 공사차량 때문에 운전자들은 움찔하기 일쑤다. 지난 6월에는 이 펜스가 도로로 넘어져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으나 다행히 넘어지는 순간에 차가 지나가지 않아 화를 면했다. 경전철 공사가 한창인 부용천 등 하천변도 사람 통행이 많은 곳이지만 상황은 마찬가지다.
인근에 아파트단지와 상가가 밀집돼 시민들의 통행이 잦지만 공사현장을 가려놓은 펜스와 안내판이 고작이다. 더욱이 하천변에 조성한 산책로에는 시민들이 아침.저녁으로 조깅 등 운동을 하고 있지만 바로 옆 경사면에 천막만 덮어놓고 공사를 진행해 토사 유출 등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이 같은 안전대책 소홀은 부용천변 공사현장의 12m높이 교각에서 철골 구조물 2개가 무너져 결과적으로 인명사고를 내고 말았다.
의정부 경전철 관계자는 피해가 없는 공법을 사용해 펜스만 설치했는데, 철골 구조물이 옆으로 넘어질 줄 몰랐다고 말하고 있지만 공사현장은 항상 안전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을 주지해야 한다. 그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 대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공사를 시행하는 기업의 안전관리 의무수행이나 이를 관리해야 하는 행정청의 관리감독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