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4대강 사업 외에, 녹색성장이라는 정책이 있다. 즉, 전세계적으로 문제시 된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환경의 위기, 고유가와 같은 자원고갈 위기에 대해 세계 각국이 자유롭지 못하다. 이러한 변화된 여건 하에서도 환경의 보전과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 녹색성장인 것이다. 해마다 매스컴을 통해서 듣게 되고 직접 겪게 되는 기후변화는 기상재해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그 나라, 그 지역의 생태적 환경을 바꾸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사람들이 사는 공간을 나무와 풀과 물이 없는 삭막한 공간으로 만들어 온데다, 석유를 주축으로 하여 이산화탄소를 많이 발생시키는 에너지 다소비 체제로 운영되는 사회 시스템과 생활 시스템이 그 원이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어느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던 습관으로 인해 앞으로 에너지 절약뿐만 아니라 시스템 자체를 바꿔나가는데 드는 비용이 전세계 GDP의 5~2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중국은 물론 신흥 개발도상국가의 경제발전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세계인구로 인해 에너지와 자원 부족 현상은 나날이 심해지고 있고, 그에 따른 가격상승으로 인해 ‘자원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거창한 차원에서가 아닌 우리 일반 시민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이산화탄소를 적게 발생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손쉬운 일은 무엇이 있나 생각해보자.
가장 손쉬운 것은 베란다와 같은 약간의 여유가 있는 곳에 화분을 놓는 것이다. 그까짓 화분 몇 개 놓는다고 이산화탄소가 적게 발생할까 하고 생각 될지 모르지만, 가령 하나의 아파트 단지에 각 베란다마다 화분을 5개씩 놓았다고 치자. 일단 눈으로 보기에도 아파트 겉모습이 좋아졌음을 쉽게 그려볼 수 있다. 그 화분이 배출하는 산소가 단지 공기를 맑게 해줄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그 다음으로 사람과 차가 다니는 길을 따라 적어도 30cm 정도의 폭을 두어 띠녹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 또한 별 것 아닌게 아니라 가까운 일본만 해도 잘 사용하는 수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띠녹지가 어린이 공원, 근린 공원(보통 우리가 중앙 공원으로 부르는)과 연결되거나, 그 지역의 산과 하천과 연결되도록 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도시 내에 있는 건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건물들의 모양이 대체로 직육면체이므로, 바닥면을 제외한 나머지 5개의 면은 한여름이면 뜨거운 태양열을 흡수하였다가 늦은 오후가 되면서 그 열을 다시 내놓게 되어 도시의 저녁과 밤은 뜨거운 섬(열섬 heat island)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도시 중심지의 높은 건물들은 한낮에 뜨거워진 공기가 다른 곳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가로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열섬은 해마다 나타나고, 그때마다 사람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콘과 같은 냉방기를 구입하여 가동하게 된다. 이산화탄소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해를 거듭하면서 더욱 많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므로, 건물의 5개 면(옥상면과 4개의 벽면)을 가급적 식물을 심어 뜨거운 태양열을 흡수하여 건물 자체의 온도를 낮추어, 에어콘도 적정 온도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이웃 일본에서는 일본 전국의 옥상녹화 및 벽면 녹화 면적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아름다운 도시공간을 형성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시행된 것으로, 2008년도의 옥상녹화 면적은 축구장 47개에 달하고, 벽면녹화 면적은 축구장 11개에 달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2000년도부터 추진한 옥상녹화 및 벽면녹화 사업은 2008년도까지 9년에 걸쳐 옥상녹화 면적은 2,420,000㎡(약 73만평), 벽면녹화 면적은 240,000㎡(약 7만2천평)나 된다.
이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옥상녹화의 경우는 주로 주택과 공동주택에 조성된 면적이 많았고, 벽면녹화의 경우는 상업시설에 조성된 면적이 많았다.
옥상녹화 및 벽면녹화 모두 신축건물에 조성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건물 신축에 따른 녹화과 비교적 손쉽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옥상녹화에 사용되는 식물의 경우 대체로 잔디와 같이 낮은 키로 옥상을 덮는 식물이 주로 사용되었으며, 벽면녹화의 경우는 덩쿨성 식물이 주로 사용되었다. 이렇게 몇 가지 방법들이 행정적, 재정적 지원제도 마련과 함께 적용된다면 옥상녹화 및 벽면녹화가 확대될 것이고, 삭막하게만 보이는 것을 당연히 여기던 시민들의 마음도 조금은 여유가 생길 것이다. 흔한 말로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착실한 준비를 해나간다면 요새 자주 접하게 되는 ‘녹색도시’가 이곳저곳에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