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하루에 3번 식사 후 3분 안에 꼬박꼬박 이를 닦고 있는데 칫솔질이 안 되고 있다니 도대체 무슨 그런 말이 있습니까?”
환자는 도리에 치과의사에게 역정을 내고 있다.
“이를 몇 번 닦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얼마나 깨끗하게 닦았느냐가 중요합니다.” 치과의사는 헷갈리기 쉬운 치과 상식을 설명하기 위해 질문을 계속한다.
“칫솔은 부드러운 게 좋습니까? 빳빳한 게 좋습니까?”
“예? 글쎄요. 집사람이 사 놓은 걸 그냥 써서 내 칫솔이 부드러운 건지 빳빳한 건지 모르는데요. 아! 아니다, 잇몸에 피가 난다니까 집사람이 부드러운 걸 사다 놓은 것 같습니다. 당연히 부드러운 게 좋은 것 아닙니까?”
거울 앞에 서서 입안을 한 번 꼼꼼히 들여다보자. 건강한 잇몸은 연분홍빛이다. 잇몸 끝 부분은 칼날처럼 날카롭고 얇으며 표면은 귤껍질처럼 오돌토돌 하다. 그러나 칫솔질을 엉터리로 하여 염증이 생기면 잇몸 끝 부분부터 붉은 색으로 변하면서 도톰해 지고 표면에 오돌토돌한 것이 없어진다. 이것을 치은염이라 한다. 더 진행되면 잇몸에서 피가 나고 냄새도 나며 이가 시리고 흔들리는 소위 풍치라 부르는 치주염이 된다. 나이가 들면 충치보다 풍치를 더 걱정해야 한다.
칫솔질의 목적은 입안의 음식물 찌꺼기와 그 찌꺼기를 분해해서 먹고 사는 균들이 만들어 낸 글루칸glucan이란 끈적끈적한 물질과 산(酸)을 깨끗이 제거하는 것이다. 이 치면세균막(齒面細菌膜, plaque)에는 1mm²당 약 7억5천만 마리의 균이 있다. 그래서 칫솔질은 마치 소독하는 것과 같다. 청소가 잘 되기 위해서는 빳빳한 칫솔이 필요 하다. 붓 한 자루 들고 마당을 쓸려고 하면 너무 힘 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면 칫솔질은 언제 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 밤사이 균의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그래서 자기 전에 이를 꼭 닦아야 한다. 밥 먹기 전에 이를 닦는 것은 화장실 가기 전에 뒤를 닦는 것과 같다. 또 치면세균막이 치석으로 변하는데 24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하루에 한번은 반드시 구석구석 깨끗이 이를 닦아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칫솔질을 늘 같은 방법으로 습관적으로 한다. 하루에 칫솔질을 열 번을 해도 습관적으로 안 닦이는 곳이 있으면 그곳은 반드시 치석이 생기고 잇몸에 염증이 생기며 이가 망가진다. 그래서 하루에 몇 번 이를 닦는가 보다 닦을 때 얼마나 철저하게 닦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또 잇몸에서 피가 나오면 부드러운 칫솔을 써야한다는 생각이야 말로 잘못된 상식이다. 이가 닦기지 않아 염증이 생긴 것을 부드러운 칫솔로 닦는 시늉만 내면 청소가 되지 않아 염증이 더 심하게 되고 피가 더 많이 나오게 된다. 그러면 피가 무서워 더 안 닦게 되고 염증은 더욱 심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피가 나오는 곳은 빳빳한 칫솔로 더 열심히 닦아야 한다. 그래서 치면세균막을 깨끗이 제거하면 잇몸이 건강을 찾게 되고 피가 나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또 치면세균막이 보병이라면 치석은 기갑부대로 비유 될 만큼 우리 잇몸에 공격적이다. 일단 치석이 생기면 칫솔로는 제거 되지 않는다. 반드시 치과에 가서 스켈링scaling을 받아야 한다.
또 이를 마모 시키는 것은 대부분 칫솔보다는 우리가 치약이라 부르는 세치제 속에 들어있는 모래 같은 연마제가 원인이다. 부드러운 칫솔에 강한 세치제를 묻혀 박박 톱질하듯 문지르는 엉터리 칫솔법이 이를 닳게 하고 시리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칫솔은 빳빳한 것 세치제는 부드러운 것이 좋은 선택입니다, 아셨지요?”
잘못된 상식이 습관 속에 우리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더구나 입은 우리 몸의 입구이고 건강의 기본이다. 건강한 사회를 위하여 내 입안 뿐 아니라 가족들 입안을 한 번 들여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