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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가 지금 ‘칼 퇴근’ 논할 때인가

Summer time, 여름철 1시간 시계를 앞당기자는 제도이다. 아침 형 인간이 되자는 얘기도 될 수 있고 일광절약 시간이라고도 한다.

서머타임은 제1차 세계대전 중 독일에서 처음 채택하여 동유럽 쪽에서 시작이 됐다. 일찍 일을 시작하면 그만큼 일찍 일을 끝낼 수 있어서 에너지 절감효과가 있다는 경제적 논리와 볕 쬐임 시간이 많아져 건강증진에도 도움 된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도 1954년부터 1961년까지 실시했다가 중단된 이후 88올림픽을 전후한 1년을 또 시행했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30년 전에 사라진 서머타임제가 새삼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내년부터 서머타임제 도입을 위한 국민 여론수렴에 나섰다. 시행여부는 두고 볼일이지만 논란여부조차도 선뜻 수긍이 가질 않는다. 녹색성장위원회 에너지 정책팀의 주장대로라면 그 좋은 제도를 이제 사 꺼내 놓은 정책입안자들의 게으름이 우선 지탄을 받아야 한다. 새로운 정책개발에 목이 마른 참에 만들어 낸 즉흥적 발상이라면 그 또한 곱게 보아줄 수가 없다. 노동문제는 현대사회에서 영원한 갈등의 원천으로 남아있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 노사 간의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 낼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가장 중요한 사회현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출근시간을 1시간 앞당기면 퇴근시간도 1시간 빨라진다는 것이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 참으로 현실을 모르는 책상물림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정시퇴근 정착여부가 서머타임에 성공의 핵심요소라고 하는 그 분홍빛 정책이 지금의 우리 실정에 가당키나 한 일인가.

‘칼 퇴근’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국장이 나가고 과장이 나가고 계장이 나가야 생각이나마 퇴근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우리의 현재 분위기다. 언젠가는 의무적으로 휴가를 가야하고 6시 이후에는 냉난방기 가동조차 금지했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도 ‘칼 퇴근’은 지켜지지 않았다. 수십 년을 이어온 이런 문화가 서머타임 제 실시로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하루하루를 퇴출위기 속에 살고 있는 우리의 산업구조는 전혀 안중에도 없다. 볕쬐기가 일상화돼 있는 유럽에서 조차 내버린 서머타임 제를 도입하자는 또 다른 속내까지 의심스러운 것은 이 때문이다. 모든 것을 경제 살리기로 위장해 덮어씌우는 건 아닌지 공연한 노파심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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