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는 결국 파국을 맞게 될까.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의 마지막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노사 교섭이 나흘 만인 2일 7차례의 릴레이 교섭 끝에 결렬됐다. 노사가 지난 30일부터 다시 협상에 들어가 나흘동안 밤샘 협상을 벌였으나 사측이 협상 결렬을 최종 선언했다. 사측은 더이상 대화를 진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밝히면서 노조의 폭력과 점거파업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쌍용자동차 600여개 협력업체들의 모임인 협동회는 2일 쌍용차 노사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예정대로 오는 5일 법원에 조기 파산신청 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협동회 최병훈 사무총장은 “조기에 파산 절차를 밟고 ‘굿 쌍용’이라는 새로운 법인을 만드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고 쌍용차를 살리는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노사는 협상을 진행하면서 의견을 좁히는 듯 보였다. 노조는 결렬 선언에도 불구하고 3일 오전까지 사측에 조정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의 거부의사는 완강하다. 급기야 사측은 협상 결렬 선언직후 점거시위장에 대해 단전 조치까지 단행했고 언제라도 사측 임직원들이 공장에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나섰다. 결국 쌍용차는 파국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인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사측은 단 한명의 구조조정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노조측의 입장만 확인했을 뿐이라면서 노조가 시간 끌기를 목적으로 대화에 임한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사측이 정리해고 방안을 고수하면서 대화가 되지 않았고 교섭을 교란작전으로 활용해 항복을 강요했다며 반발했다.
만약 노사 양측이 현재와 같은 입장을 고수한다면 앞으로도 대화를 통한 타협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기는 어려운 듯 하다. 현재로서는 양측이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양보안을 내놓을 수도 없는 상황인 듯하니 답답할 수 밖에 없다. 70여일 동안 함께 점거 파업을 해온 노조원들 중 일부를 희생시키라는 요구는 백기투항하라는 것이라는 반발이었다.
이제 쌍용차는 파산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파산절차에 들어간다면 쌍용차는 고용 계약 해지, 기존주주 주식 소각 등 법인청산 절차를 거쳐 완전 청산의 길로 갈 수 있다. 완전 청산을 피하려면 제 3자 매각이라는 방법을 택해야 하는데, 이는 공적자금이 투입돼야 하고 마땅한 인수자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쌍용차 사태는 회사는 물론 평택경제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