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늑대 목에 가시가 걸려 켁켁거리고 있었다. 그 때 마침 두루미를 만났다.
늑대는 두루미에게 목에 걸린 가시를 빼달라고 애원을 하자 두루미가 가시를 빼주었다. 그러자 늑대는 두루미를 잡아 먹으려고 달려들었다는 너무나 잘 알려진 이솝우화가 있다. 자기를 도와준 은혜도 모르고, 도리어 배반하는 것을 가리켜 배은망덕(背恩忘德)이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각골난망(刻骨難忘)은 다른 사람에게 입은 은덕(恩德)에 대한 고마움이 마음속 깊숙이 사무쳐 결코 잊을 수 없다는 뜻과 풀을 묶어서, 즉 죽어서라도 은혜를 갚는다는 뜻의 결초보은(結草報恩)도 은혜에 보답하는 고사성어로 널리 알려진 말들이다.
지난달 28일 이천시와 한국노총 이천·여주지역지부가 함께한 노정간담회에서 하이닉스 노조의 박위원장의 말이 전래돼 이천시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위원장은 “간담회 자료를 보면 여러가지 노력을 많이 했다고 표기를 해놨는데, 우리가 실제로 피부로 느끼는 것은 시에서 한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직접하고, 아니면 도지사 만나서 건의해 해결된 것이 대부분이었지(중략) 너무 무관심하지 않냐”등의 발언이 전해졌다.
이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하이닉스 살리기 위해 안해본 것이 없는 듯한데, 여느 회사들은 봉급도 안나와 생계가 걱정인 판에 일 안하고 노조위원장하더니 시민들이 노조원인 듯 착각에 빠져 망발하고있다”며 분개하고 있다.
2007년 2월 23일 이천시민 4천여명은 상가를 철시하고 광화문 광장에 모였고, 시장·의장·지도층인사들은 목칼을 차고 당시 하이닉스 정종철 위원장과 노조원 및 하이닉스 율동팀인 “신화창조”의 공연에 함께 울분을 토하고 한뜻을 외쳤다.
그 결과 3년여가 지난 지난달 30일, ‘하이닉스 증설허용’이라는 이천시민의 염원이 이루어지는 시점에 노조 대표가 인기영합을 위한 공식석상에서의 발언 치고는 유치하기 짝이없다.
문득 한 손만으로는 소리가 나지않는 법, 혼자의 힘만으로 어떤 일을 이루기 어렵다는 고사성어인 고장난명(孤掌難鳴)이란 말이 생각난다. 또한 이솝우화 정도는 읽어 본 노조대표인지가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