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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도장

이창식 주필

정부가 인감증명 제도를 2014년까지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22개 중앙 부처의 인감증명 요구사무는 모두 209종이나 된다. 인감은 국민의 66.5%인 3289만 명이 등록하고 있다. 지난해 4846만 통의 인감증명서를 발급했다니 놀랍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통 당 600원의 수수료를 받지만 시간비용 2500억 원, 전담 공무원(4000명) 인건비와 시스템 유지비 2000억 원을 합치면 4500억 원이나 된다. 앞으로는 웬만한 사무는 인감증명 없이 처리되겠지만 부작용도 아주 없지 않을 것이므로 보완책이 시급하다.

인감증명 제도는 일제 강점기 때인 1914년에 처음 도입됐다. 인감증명 제도는 일본·대만·한국에만 있고 미국이나 유럽에는 없다. 도장(圖章)은 도서, 인장, 전각이라고도 한다. 속담에 “돈은 빌려 줘도 도장은 빌려주지 말라.”고 했다. 도장을 빌려 주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도장만 있으면 집이건 전답이건 모조리 자기 명의로 바꿀 수 있었다. 그래서 부모 도장을 훔쳐 전답을 팔아먹은 망나니도 적지 않았다. 그만큼 도장은 절대적 의미를 가진 물건이었다. 국새는 임금이나 황제 또는 왕권을 의미한다. 옥으로 만들면 옥새, 금으로 만들면 보(寶)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왕이 처음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장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삼국유사 조선조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는 도장을 지배자의 통치권을 위임받은 신기(神器)로 여겼다고 한다. 서류에 도장을 찍기 시작한 것은 고려 성종 때였다니까 1126년쯤 전이 된다. 관공서에서 공적으로 사용하는 도장을 관인(官印)이라고 하는데 대개의 경우 네모형으로 관의 권위를 나타낸다. 옛날 관리에 임명되면 그 신분을 증명하는 도장을 긴 끈에 달아 주었다. 이것을 인수(印綬)라 하였다. 따라서 인수를 풀었다면 관직에서 물러났음을 의미했다.

어찌되었던 인감문화가 100년 만에 없어진다니 아쉬운 생각이 아주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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