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지표들이 밝게 나오면서 경기 조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들어 산업생산은 6개월 연속 증가했고,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2.3%로 5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기업들의 2분기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주가가 1,500선을 넘어설 정도니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가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겉으로 보면 경제위기가 거의 끝나가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해외에서 우리 경제를 보는 시각은 더 밝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한국 경제가 지난 2개월간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회복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모건스탠리, 도이체방크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경쟁적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국이 오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5%에 가까운 고도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은 벌써부터 나왔다. 지난 6월 OECD는 중장기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011년~2017년에 평균 4.9%를 기록해 룩셈부르크(5.5%), 슬로바키아(5.3%)에 이어 30개 회원국 중 3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OECD는 한국 경제가 2017년까지 최고의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낙관한 것이다.
그렇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방심은 금물”이라고 누차 강조해 왔다. 앞으로 재정정책의 효과를 민간부문의 투자로 뒷받침해줘야 하는 데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 상당기간 설비투자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5년을 기준으로 한 실질 설비투자액은 올해 상반기 37조7천억 원으로 작년동기 대비 20%, 9조5천억 원이 감소했다. 이는 9년 전인 2000년 수준으로 후퇴한 것이다.
1990년대 ‘저축 강국’으로 통했던 한국이 10여년만에 저축을 가장 안하는 나라로 추락할 상황에 처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7월 내놓은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비교 가능한 17개 회원국 중 내년도 한국의 가계저축률은 3.2%로 전망됐다. 이는 일본과 함께 최하위다.
투자는 내수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해 경기회복의 토대가 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2003년 세계 11위에서 지난해 15위로 주저 앉은 한국경제가 더 추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물론 많은 기업들이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는 것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좀더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