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무늬 전투복에 빨간색 명찰, 위쪽에만 간결하게 머리털을 남겨 상륙정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들은 영낙없이 해병대다. 해병대는 강한 군대의 상징이 되었다.
해병대는 육·해·공군보다 훨씬 소수임에도 불구하고 그 차지하는 위상은 실로 대단하다. 세계의 어느 나라 군에서든지 해병대는 자타가 공인하는 ‘소수 정예’와 ‘선봉부대’의 대명사다.
대한민국 해병대는 지난 1949년 창설 이래로 반세기가 넘는 역사 속에서 빛나는 무용(武勇)을 떨쳐 군사 분야에 특별히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도 해병대는 ‘투지와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정예집단’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다.
해병대는 해병대 출신의 장병들뿐만 아니라 국군 전체, 아니 한국의 국가적인 자랑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병대는 용맹성이 남달라 ‘귀신잡는 해병’으로 통한다.
이 별칭은 언제 붙여졌을까. 한국전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민국 해병대의 최초 단독상륙작전으로 ‘귀신잡는 해병’이란 별칭을 얻은 것은 통영상륙작전이었다.
해병대 통영상륙작전은 한국전이 한창인 1950년 8월17일 김성은 중령(전 국방부장관·작고)이 지휘하는 해병 제1대대가 통영시 용남면 장평리 바다를 통해 상륙, 통영과 거제도를 점령하려던 북한군 7사단을 무찌른 전투다. 당시 뉴욕타임즈 마거릿 히킨즈 기자는 이 작전에서 “그들은 귀신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용감했다”(They might capture even the Devil)라고 활약상을 전했고 여기서 ‘귀신 잡는 해병’ 별칭이 생기게 됐다.
통영상륙작전은 그해 9월15일 있은 인천상륙작전보다 한달 앞섰고 1949년 4월 해병대 창설이래 최초의 상륙작전으로 기록되면서 ‘해병대 중요 6대 작전’으로 매년 성대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통영상륙작전 제59주년 기념식이 지난 16일 경남 통영시 일대에서 펼쳐졌다.
통영 항남동 화물선 부두와 중앙동 문화마당 등 시가지 일대에서 해병 1사단 장병과 전국 해병전우회원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9주년 해병대 통영상륙작전 기념식과 해병대 군악대·의장대 시범, 시가행진이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