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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정조의 슬픔

이창식 주필

어제(음력 6월 28일)가 조선 22대 왕 정조 인산(因山)일이었다. 정조는 1752년 9월 12일(음력)에 태어났으니까 48세에 생을 마쳤다. 정조의 자는 형운(亨運), 호는 홍제(弘濟)로 영조의 손자이자 장헌세자(사도세자)의 둘째 아들로서 혜빈 홍씨 소생이다. 생부 사도세자가 참화를 당한 후 왕세손에 책봉되어 영조의 뒤를 이어 즉위하자 탕평정치를 펴고, 왕의 거실을 ‘탕탕평평실’이라고 명명하는 등 화합·평등 정치에 힘썼다. 그러나 정사에 힘쓰기 보다는 학문에 치중했다. 규장각을 세워 학자로 하여금 경사(經史)를 토론케 하고, ‘대전통편’, ‘무예도증통지’, ‘문원보불’, ‘존주휘편’, ‘규장전운’, ‘전운옥편’, ‘동문휘고’, ‘추관지’, ‘오륜행실’, ‘팔자백선’, ‘주서백선’, ‘오경백선’ 등 많은 서적을 펴냈다. 뿐만 아니라 왕의 문집인 방대한 ‘홍제전서’ 등도 발간했다. 이밖에 공전포(貢錢布)를 반포하여 쌀로 대납케 하고 사치를 없애는 등 개혁 정치를 실천했다. 특히 정조는 1794년 수원 화성을 축조하기에 앞서 화산에 있던 읍치(邑治)를 수원 팔달산 기슭으로 옮김으로써 오늘의 수원이 있게 하였다. 따라서 정조와 수원은 떼어놓을 수 없는 각별한 관계다. 뒤늦게 남아 화성행궁을 복원하고 화성 정비작업을 펼쳐 정조의 위업과 얼을 재현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수원에는 화성 말고는 정조를 상징하거나 정조를 기리는 기념물 등이 없다. 예컨대 서울에 세종로, 충무로, 을지로, 충정로가 있고, 부산에 태종로, 부천에 강감찬로, 하남에 온조로, 청주에 의잣길, 논산에 계백로, 안성에 율곡로, 익산에 문종길, 대구에 충정로, 사천에 단종태실로, 전남 광주에 늘재로(박상의 호), 금남로(정춘신의 군호), 사암로(박순의 호) 등이 있다. 왕이나 장군, 고명한 학자의 이름이나 호를 도로명에 붙인 것은 그 고장의 역사와 인물을 융합한 것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정조로’, ‘홍제로’ 하나 없는 수원이 부끄럽다. 정조가 슬프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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